안되는 책은 누가 해도 안된다

안되는 책은 누가 해도 안된다

 


창업 초기 기획한 출판기획물 중 하나인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 <위대한 실화의 재발견>이다.

먼저 출간된 <위대한 일화의 재발견>의 실패를 분석한 결과 <위대한 실화의 재발견>은 출판을 하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위대한 실화의 재발견>을 집필한 K작가에게 그동안의 사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K작가는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을 하겠다고 했다. 당시 필자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필자를 믿고 5개월간 작업한 원고가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묻히는 것보다 다른 출판사에서 빛을 보는 것이 더 좋았기 때문이다.

몇 달 후 <위대한 실화의 재발견>은 A출판사에서 다른 제목으로 책이 나왔다. A출판사는 가끔 신문 광고도 하는 그런 출판사였다.

A출판사에서 나온 그 책의 판매는 부진했다. 몇 년이 흐른 후 K작가는 A출판사와의 출판권 설정 계약을 해지하고 B출판사와 다시 계약을 했다. 몇 달 뒤 B출판사에서 다시 책이 나왔다. 그 책 또한 판매가 부진했다.

 

필자의 잘못된 기획으로 탄생한 <위대한 실화의 재발견>은 제목이 변경되어 두 곳의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지만 모두 실패한 책이 되었다.

창업 그 다음 해인 어느 날 필자에게 넘어온 외국 판권이 있었다. 그 책들은 시리즈로 총 30여 종이었는데 계약금 및 제작비용을 필자가 부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필자는 고심 끝에 외국 판권을 C출판사에 소개시켜주고 출판을 포기했었다. 필자와 C출판사 대표 그리고 국내에 그 판권을 이어주는 L대표가 만났다. 그 자리에서 필자가 포기한 것을 C출판사에서 가져가기로 구두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아쉬움을 달랬던 기억이 난다.

C출판사는 자금력이 좋은 중견출판사라 그런지 그 시리즈 10종을 동시에 출간했다. C출판사의 마케팅 능력과 관계없이 책의 판매는 저조했다. 생각보다 너무 안 팔렸다.

올 컬러 책이어서 제작비용도 많이 들었을 것이다. 판단은 C출판사 대표가 했지만 도의적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필자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안되는 책은 누가 해도 안되는구나.’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한다.

‘그 책들이 모두 잘 팔렸으면 내 기분은 어떨까?’

지금도 출판 정글을 돌아다니며 좋은 작가를 찾고 있다.

열심히 책을 만들다 보면 분명 필자와 맞는 좋은 작가를 만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페이스북을 살펴보고 오프라인 모임에 나간다.

하루하루의 일상은 힘들어도 꿈이 있고 희망이 존재한다면 출판은 재미있는 사업임에 틀림없다.

노력한 만큼의 결실이 없더라도 도전하는 그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힘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거야.”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출판 고수 정리노트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9.27 15:15 수정 2018.09.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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