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은 2020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 지난해보다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줄어들어 그동안 추진해온 정신보건 안전사업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2월 20일부터 3월 15일까지 소방청과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이 공동으로 실시했으며 전국 소방공무원 5만6천647명('19년 기준) 중 92%인 5만2천119명이 참여했다.
설문은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관리시스템 누리집을 통해 진행했으며, 외상사건 노출 경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수면장애, 음주습관장애, 극단적 행동, 감정노동 등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호소하는 인원은 2천666명으로 응답자 중 5.1%에 해당하는데, 지난해 2천704명(5.6%)과 비교해 0.5퍼센트포인트가 감소한 수치이다. 우울증 증상은 2천28명(3.9%), 수면장애는 1만2천127명(23.3%)에 달했으나, 지난해보다 각각 0.7퍼센트포인트와 2퍼센트포인트가 감소했다. 다만 음주습관장애는 1만5천618명(30%)으로 지난해보다 0.1퍼센트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특히 올해는 감정노동 분야의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재난발생상황에서 감정이 격양된 민원인을 진정시키고 응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민원응대 과부하’ 관리필요군은 8천462명(16.2%)으로 지난해 1만4천233명(29.4%)보다 13.2퍼센트포인트가 감소했다.
아울러 상대방의 분노, 욕설 등으로 ‘심리적 손상’을 입은 인원 또한 5천847명(11.2%)으로 지난해 9천832명(20.3%)보다 9.1퍼센트포인트나 감소했다. 한편 극단적 행동에 대한 생각의 빈도가 높은 자살위험군은 응답자의 4.4%인 2천301명으로 지난해 2천453명(4.9%)보다 줄었다. 그 중 죽고싶은 생각이 들어 자해 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53명(0.1%)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올해 소방공무원의 주요 스트레스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호전된 결과를 보였는데, 이는 소방청과 시·도 소방본부의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등 보건안전지원 사업의 효과라고 보여지며, 정기적인 정신건강 평가 등 고위험군 조기 발견 및 조기 개입에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신열우 소방청장은 충격적인 현장 노출 등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소방공무원들의 집중 치료를 위해 국립소방병원 건립을 진행 중이며, 신규 소방공무원 등 정신건강 취약대상에 대한 심리지원 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문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