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선비다] 만사(挽詞)

이은춘 유고집

만사(挽詞) / 화산 임재식

사진=코스미안뉴스 / 해산 이은춘의 묘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마전리 바닷가에 있다.



挽詞 / 下生 恩津 林在植

 

床頭哭者公知否 상두곡자공지부

號則華山姓則林 호즉화산성즉임

痛矣雪天哀淚弔 통의설천애루조

何鄕何處更相尋 하향하처갱상심

 

連床說話知何日 연상설화지하일

苦海存亡一夢中 고해존망일몽중

今日人間稱壽士 금일인간칭수사

明朝天上做仙翁 명조천상주선옹

 

自童至老結衿期 자동지로결금기

課讀詩書日月遲 과독시서일월지

今來永訣無可說 금래영결무가설

一盃之酒一篇詩 일배지주일편시

 

溫和氣質稟天眞 온화기질품천진

壽福兼全近九旬 수복겸전근구순

一片丹旌歸去後 일편단정귀거후

龜山寂寞巷無人 구산적막항무인

 

 

만사 / 하생 은진 임재식

 

임이여 상여 앞에 우는 사람 아느냐 모르느냐.

호는 화산이고 성은 임이로다.

원통하다 눈 오는데 슬픈 눈물 흘리노라.

어느 고을 어디에서 우리 서로 다시 볼까.

 

한 상에 마주 앉아 이야기한지 얼마던가.

고해에서 죽고 삶이 하룻밤 꿈이로다.

오늘은 사람들이 오래 산 선비라 부르지만

내일 아침 하늘에 가면 신선노인 될 것이라.

 

아이 때부터 늙어서까지 마음을 함께 맺어

글 읽고 시 쓴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오늘 영원한 이별 앞에 말을 잇지 못하노라.

한잔 술 부어놓고 시 한 편 지어보네.

 

온화한 님의 기질 천진을 품었기에

명과 복이 온전하여 구십 가까이 살았도다.

한 조각 붉은 명정 떠나간 뒤에 보니

구산은 적막하고 거리에 사람 없네.

 

 

 

이은춘은 18811219일 경남 창원군 구산면 마전리에서 아버지 이영하, 어머니 정귀선의 제6남으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창원군 진북면 정삼리에 있었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다.

 

청년시절에는 한강 정구의 후학으로 성리학을 공부하면서 교동향교에서 가운 허정덕, 화산 임재식 등과 함께 지역유림으로 활동하였다.

 

경남 일대의 수많은 재실과 정자, 사당에 상량문이나 현판 또는 기문으로 그의 족적이 남아 있다. 1966117일에 생을 마감한 해산 이은춘은 근대 경남 지역의 대표적 유생이다.

 

이 시는 당시 경남 창원군(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다구리 도만부락에 살던 해산 이은춘의 문우(文友)이자 문하생인 화산 임재식이 해산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슬픔을 노래한 만시(挽). 지금도 두 유생(儒生)의 후손들인 이봉수, 임수태 등은 교류를 하고 있다.



이해산 기자
작성 2021.01.17 11:19 수정 2021.01.1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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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