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한 권 읽기’ 로는 부족하다


독서는 가르치는 것도 배우는 것도 아니다. 독서는 하는 것이다. 내년 초등3-4학년 ‘한 학기 한 권 읽기’로는 부족하다. 이해력, 분석력 등 독해력을 키워주는 독서가 우등생의 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2015개정 교육과 정’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내 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에 ‘한 학기 한 권 읽 기’를 실시하게 된다. 이 수업은 국어교과에 새롭게 도입될 전망이어서 정부의 독서교육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그동안 있었 던 독서교육과 이번에 도입되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가 다른 점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의논 하여 선정한 책을 수업시간에 읽는다는 점이 다. 한 반이 모두 같은 책을 읽든, 진로독서와 같이 개별적으로 다른 책을 읽든 관계없이 수업시간에 함께 책을 읽는다. 책을 읽은 후, 읽은 책에 대해서 생각을 나누고 정리된 생각을 글로 쓰거나 표현하는 것까지가 목표이다.


8차 교육과정이후 교육 패러다임은 점차 사 회적, 학문적, 학습자의 요구에 근거하여 새로 운 내용이 추가 되어 다각적으로 변화하고 있 다. 특히 서술형이나 오픈북 형태의 시험이 예 고된 시점에서 교과서에 연계된 문학 작품은 물 론 인문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들과 접목시키는 통합적, 융합적 학습능력이 요구되 고 있다. 대입 전체 정원의 70%이상 내신 중심 의 수시선발이 이뤄지고 있어서 내신의 중요성 이 높아지고 있다. 학교공부의 기초능력은 이 해력과 독해력이다. 초등학교까지 잘 하던 학 생이 중학생이 되면 뒤처지는 경우는 대부분 이 해력 부족이 원인이다. 초등교과서 보다 중고 등 교과서가 내용면에서나 표현면에서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찍부터 이해력과 독해력을 키우는 학습이 필요하다. 많은 책을 읽어도 책 속에 숨겨진 주제를 찾아내지 못하면 시간 낭비 다. 빠듯한 시간에 읽는 독서를 보다 효율적으 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토론이 병행되는 것이좋다. 독서와 토론은 이해력, 독해력, 어휘력 등 모든 학습의 기본기를 키워주기 때문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환영할만한 일이고 바라는 바였지만 너무 약하다. 오래전부터 독서 를 공교육 커리에 넣었어야 한다. 독서는 즐기는 학생보다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많다. 더 구나 휴대폰의 보급은 아이들 손에서 책을 빼앗 았다. 강제로라도 읽히지 않으면 몇 쪽짜리 책도 힘겨워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독서는 국어나 수학처럼 정규과목이 되어야 한다. 고등 과정에 독서교과목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학 생마다 좋아하는 성향이 다르지만 공교육 교과 목에 포함된 과목은 싫든 좋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기초 학습능력을 기르는데 필요하다고 판 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학습능력의 기본 이 되는 독서에 대해서는 학생자율에 맡겨왔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고난 이해력이 있는 학 생이면 다행이지만 부모님이 관리를 하지 않으 면 학습의 기본능력이 되는 독해력과 이해력을키울 수 있는 독서는 건너뛰게 된다.


 수학과목을 예로 들어보자. 초중고과정에서 배우는 어려운 수학문제를 실제 생활 속에서 이용하며 사는 사 람들은 학자나 전문가를 제외하면 많지 않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교과과정에 수학이 중 요과목인 이유는 수리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서, 좀 더 확장하면 공간 지각력과 추리력 등을 키우기 위해서다. 혹자는 국어과목이 독서를 하 는 과목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어는 말 그대로 국어의 읽기, 쓰기 말하기의 규칙에 대해 배우는 과목이다. 게다가 국어교과서에 수록되 는 문학작품은 시나 수필을 제외하고는 전체내 용이 게재되는 경우는 드물다. 소설은 발단-전 개-절정-결말 등으로 이뤄진다. 교과서에서 게 재된 일부의 내용으로는 작품을 논할 수 없다. 지 금의 일부게재 방식은 해석이나 분석의 기술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전체가 말하려는 의도나 감 흥을 충분히 느끼게 할 수는 없다.  물론 독서는 제한된 수업시간 때문에 학교 안 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 러나 생각만 바꾸면 충분히 가능하다. 1교시 수 업시간이 40-50분이므로 그 시간에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할 수 있는 책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학년별 수준에 맞는 책을 선정해서 정규 수업시간에 모두 같은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 면 된다. ‘학교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곳’이고 ‘수업시간에는 반드시 교육자가 피교육자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달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 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면에서 선생님의 개입이 적은 학생활동 중심수업의 하브루타교육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독서는 선생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선생님이 꼼꼼히 읽어야만 질문거리가 많아져 서 토론이 풍성하게 이뤄질 수 있다. 그러므로 독서교육은 각 반 담임 선생님들의 역량이 절대 적 요소이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는 교사들 의 열의와 동참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독서는 배우는 것도 가르치는 것도 아니다. 자전거의 본질이 타는 것이듯이 독서의 본질도 읽는 것이며 한 가지 이야기를 완독하는 것이 다. 아무리 자전거의 기능과 효과, 타는 방법 등 을 배워도 실제 타지 않으면 효과를 체험할 수 없는 것처럼 독서도 하지 않으면 수십 가지도 넘는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학생 혼자 읽고 덮어버리고 마는 독서는 자기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나 반 전체가 함 께 읽고 생각하고 토론한다면. 설령 내용 이해 가 부족한 학생이 있더라도 보완될 수 있다.


만약 ‘한 달에 한 권 읽고 토론하고 글쓰기’ 교 육이 이뤄지면 방학을 제외하면 1년에 10권을 읽을 수 있다. 고3까지 12년 동안 이뤄지면 전 체 대한민국 초중고생들이 기본적으로 읽는 필 독서가 120권이 되는 셈이다. 학년별 수준에 맞는 책을 매년 10권씩 읽는 것만도 그 효과는 막대하겠지만 토론하고 글을 쓴다면 읽는 것 의 몇 배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이다. 그러므로 ‘한 학기 한 권’은 부족하다.  031)963-1919


교육신문사 기자
작성 2018.10.18 08:36 수정 2018.10.1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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