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민국의 마지막 선비다] 을사 삼월 십칠일 유원재 낙성운

이은춘

사진=코스미안뉴스 / 유원재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인곡리에 있는 전주이씨 덕천군파의 재실이다.



乙巳 三月 十七日 有源齋 落成韻

을사 삼월 십칠일 유원재 낙성운

 

六里山南一水東  육리산남일수동

有源高閣告成功  유원고각고성공

五仙碁局雲烟鎖  오선기국운연쇄

四美川岩霹靂通  사미천암벽력통

 

玄鳥堪憐來檻外  현조감련내함외

白駒猶愛食場中  백구유애식장중

春寒尙隔難行路  춘한상격난행로

留待斯筵日暖風  유대사연일난풍

 

을사 삼월 십칠일 유원재 낙성식에서

 

육리산 남쪽이요 한 물의 동쪽에서

유원재 높은 집의 성공을 고하노라.

다섯 신선은 바둑판에 구름과 연기처럼 잠겨있고

아름다운 시내와 바위는 천둥소리로 통하는구나.

 

검은 제비 귀엽게 난간 밖에 날아오고

사랑스런 흰 망아지 마당에서 먹고 있네.

봄 날씨 차가워 갈 길은 어려워도

이 자리에 노는 동안 따뜻한 바람 부네

    

▶ 위 시는 해산의 고향인 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마전리에서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진동면 인곡리(드무실)에 있는 종친 전주이씨 덕천군파의 재실 유원재 낙성식에 가서 1965년 을사년 봄에 지은 시다. 유고집 '해산우고'에 나온다.



해산 이은춘은 18811219일 경남 창원군 구산면 마전리에서 아버지 이영하, 어머니 정귀선의 제6남으로 태어났다. 소년시절에 창원군 진북면 정삼리에 있었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하였다청년시절에는 한강 정구의 후학으로 성리학을 공부하면서 교동향교에서 가운 허정덕, 화산 임재식 등과 함께 지역유림으로 활동하였다.

 

경남 일대의 수많은 재실과 정자, 사당에 상량문이나 현판 또는 기문으로 그의 족적이 남아 있다. 1966년 음력 117일에 생을 마감한 해산 이은춘은 근대 경남 지역의 대표적 유생이다


그는 세상을 마감하는 날 아침에 속을 깨끗이 비우러 화장실을 다녀와서 장손 이용효에게 "나 오늘 오후에 간다"고 말한 후, 그날 오후에 아들 딸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사이 좋게 잘 살아라"는 유언을 남기고 86세를 일기로 선승처럼 세상을 떠났다. 발인 날짜와 시간, 장지 묘소의 좌향까지 증손 이봉수에게 미리 알려주고 운명했다.




이정민 기자
작성 2021.02.07 11:53 수정 2021.02.0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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