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역사자료로 보는 난중일기

1592년 1월 1일(음력)

이순신 지음 / 윤헌식 주해

​​

사진=코스미안뉴스 DB / 전남 해남 울돌목 명량대첩기념관에 있는 이순신 상


1592년 임진일기(壬辰日記)

1

  

1(임술) 맑았다. 새벽에 동생 여필1)과 조카 봉과 아들 회가 와서 이야기하였다. 그렇지만 어머니2) 곁을 떠나서 다시 남쪽에서 [설을] 보내니 슬퍼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전라]병사3)의 군관 이경신이 와서 병사의 편지와 세물4)로서 장편전5)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납부하였다.


[원문] 壬辰正月初一日壬戌 晴. 曉 舍弟汝弼及姪子菶豚薈來話. 但離天只 再過南中 不勝懷恨之至. 兵使軍官李敬信 來納兵使簡及歲物長片箭雜物.



[]

1) 이순신의 동생 이우신의 자()이다.

2) 원문 天只, 시경(詩經)국풍(國風)-용풍(鄘風)에 나오는 시 백주(栢舟)의 구절인 母也天只에서 인용된 것이다. 난중일기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존칭으로서 주로 이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3) 임진장초부원경상도장(赴援慶尙道狀)(1592427)에 의하면 당시의 전라도 병마절도사는 최원(崔遠)이다.

4) 세물(歲物)은 진상(進上)을 의미하며, 일기의 내용은 전라병사의 진상물을 배편으로 운송하기 위해 그의 군관이 진상물을 가져온 것으로 생각된다. 진상은 공납의 일종으로서 관찰사, 병마절도사, 수군절도사 등의 지방 수령이 왕에게 예물로 올리는 물품을 말한다. 진상명목은 여러 종류가 있었으며, 그 중 일기의 세물은 연말이나 연초에 정례적으로 신년하례 등의 목적으로 토산물(方物) 등을 진상하던 명일방물(名日方物)에 해당된다. 임진왜란 시기 전후로도 연말 및 연초에 진상이 시행되었음을 선조실록의 기사2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임진장초장송전곡급방물장(裝送戰穀及方物狀)(15921225)에도 전란 중에 지방의 선비들과 이순신 및 그 휘하의 지방 수령들이 각자 준비한 진상물을 모아서 배편으로 보냈다는 기록이 있으므로, 1592년 연초에도 당연히 진상이 시행되었을 것이다. 또한 진상물과 함께 보내는 것이 통례였던 전문(箋文)7일과 9일 일기에서 언급된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임진장초장송전곡급방물장進上長片箭等雜物이란 문구에 장편전이 진상물로 언급된 점과, 성종실록의 기사에 장편전이 명일(名日)의 진상물로 기록된 점에 의거하여, 원문 歲物長片箭雜物중의 歲物(세물)’長片箭雜物(장편전 등 여러 가지 물품)’을 동격으로 해석하였다. 기존에는 세물을 주로 전라병사가 보내는 새해 선물로 보았지만 여기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세물을 진상물로 해석하였다.

5) 장편전(長片箭)은 장전(長箭)과 편전(片箭)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장전은 유엽전(柳葉箭) 또는 마전(磨箭)으로도 불렸으며 촉이 가볍고 깃이 작은 전투용 화살이다. 길이가 긴 화살 중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어 장전이라 불렸다. 편전은 통전(筒箭) 또는 애기살 등으로 불리던 짧은 화살이며, 단면이 U형인 통아(筒兒)라는 나무 대롱에 넣어서 발사하였다. 편전은 사격술을 익히기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사거리가 일반 화살보다 훨씬 길며 또한 화살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적이 다시 주워서 사용하지 못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간혹 장편전을 길이가 긴 편전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실록의 기사에 보이는 장편전각(長片箭各)’와 같은 표현은, 장편전이 장전과 편전을 함께 일컫는 보편적인 용어였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참고로 화살을 세는 단위인 1()는 화살 30개를 가리킨다.


편집부 기자
작성 2021.02.12 23:59 수정 2021.02.1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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