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보내는 메이의 편지] 봄 산책

May kim

사진=코스미안뉴스 DB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여기는 비가 살짝 내린 후 풋풋한 풀내음에 봄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네요. 언제 올라왔는지 길가에는 노란 수선화가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이제 곧 봄이 오려나 봐요!

 

연초록 어린 잎들이 올라오는 숲속에서 생명의 꿈틀거림을 느끼며 맞이하고 마냥 놀고 싶어지는군요. 그 어느 때 보다 기다려지는 봄이네요!

 

어제저녁 그렇게 바람 불더니 하루 밤 사이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온몸을 바람에 미친 듯이 흔들던 나뭇가지들 속에 어떻게 그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를 뿜고 꽃의 모습으로 나왔을까요.

 

매년 피는 꽃이지만 꽃이 필 때마다 난 신기하고 가슴이 벅차올라요. 기적이란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오랜만에 햇살이 눈부신 날입니다. 이곳에서는 오늘같이 화사하고 따뜻한 햇볕은 누구라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 같아요. 영국 사람들은 날씨가 추워도 햇살만 좋으면 다들 여름이라 착각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해요. 추워 보일 만큼 옷도 얇게 입고 얼굴 모습도 활기차고 신나 보이거든요.

 

좀 전에 동네 친구가 산책하다 가는 길에 생각이 났다고 갑자기 저를 찾아와 무척 반가웠어요. 락다운(Lock down) 규칙을 어기기는 했지만 찾아준 손님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저의 집 뒷마당에서 둘이서 오랜만에 차를 마시며 햇살을 즐겼습니다.

 

이렇게 계획하지 않고 생각지도 않을 때 생기는 일들은 늘 재미있는 것 같아요. 마치 보너스처럼 즐겁습니다. 오랜만에 손님이 찾아와서 제일 신나는 건 누구보다 우리집 몰리이네요. 얼마나 손님을 반기는지 꼬리가 한참 동안 내려가지 않았어요. 이 아이도 그동안 사람이 그리웠나 봅니다,

 

여기는 백신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지 최근에는 양성 판정자들의 숫자가 많이 내려갔다고 해서 조금 안도감이 들었어요. 처음으로 겪어보는 펜데믹 난리 속에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어느 땐 참 안돼 보이기도 합니다.

 

우왕좌왕하며 이래도 욕먹고 저래도 욕먹을 상황 속에 나라를 잘 이끌어가려고 매일매일 얼마나 애간장이 탔을까요! 간혹 트럼프같이 간 큰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요. 미국은 다시 확진자들이 많아진다고 들었는데 이럴 때는 그곳에 있는 식구들이 늘 마음에 걸립니다.

 

지금은 쉽게 갈 수도 없는 현실이고요. 어떨 때는 내가 왜 시집을 이리도 멀리 왔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요. 이럴 때일수록 각자가 알아서 조심하고 건강도 잘 챙겨야겠지요! 저는 이 좋은 햇살을 즐기려 곧 공원에 산책하러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것이 햇살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아서요. 그럼 오늘도 모두 행복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메이 드림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2.25 12:07 수정 2021.02.2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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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