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보내는 메이의 편지] 사월의 봄

예측할 수 없는 기후 변화


4월은 비도 많이 오고 아직 완전한 봄이라고 하기엔 변수가 많은 것 같아요. 그쪽은 어떤지요? 환절기이니 특별히 몸 건강 잘 챙기시고 오늘 하루도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여기는 며칠째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옆집 정원에 화사하게 피어난 목련꽃들이 추위에 얼어 죽었는지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분홍색 야들한 꽃들이 모두 검붉은 색으로 변해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날씨가 너무 추워져서 오늘은 눈발이 날렸어요. 하늘이 맑아서 처음에는 꽃잎들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착각하기 정말 좋은 날씨 같아요마치 한참 필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것 같이 안타깝게 느껴졌지요. 다행히 잎이 작고 단단한 것들은 죽지 않고 살아 있었어요.

 

요즘은 지구 온난화인지 방방곡곡에서 들여오는 자연재해들과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에 이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 많이 들어요. 인간의 무지와 욕심에 이 지구가 병들어가는구나 싶어요실은 요즘 저의 마음이 좀 우울했었어요. 바다 한가운데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마음같이 갈피를 못 잡고 알 수 없는 멜렝꼴리에 어둡고 부정적인 많은 감정들이 올라왔었지요

이런 마음 또한 한순간이고 지나가리라고 믿고 너무 빠져들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저에게 가끔씩 나타나는 이 감정의 기복이 나이가 들며 서서히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내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면 당연히 감사한 마음뿐이어야 할 텐데, 아직도 이런 마음이 생긴다는 것은 이제는 다 호르몬 탓으로 돌리고 싶네요.

 

영국은 지금 학교 봄방학을 시작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두 해를 아무 데도 못 나가고 있으니 답답해합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한참 성장기에 밖에서 많이 놀고 다른 아이들도 만나고 해야 잘 클 텐데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많다고 엄마들이 불평이에요.

 

저는 이제 첫 백신도 맞았겠다 내일서부터는 얼마 동안 쌍둥이들 돌봐 주러 가요. 그동안 락다운 때문에 못 보고 있었는데 고 녀석들 무척 보고 싶어요. 이제 곧 만 3살이 되는데 그동안 말도 많이 늘었는지 궁금해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메이드림

 


이해산 기자
작성 2021.04.09 11:05 수정 2021.04.09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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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