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프로젝트] 잊지 말아야 할 것

김준석

사진=코스미안뉴스


미래를 위해서 과거는 덮어 두어라

사실 그 주장을 들어보면 맞는 이야기 같다. 그렇지 않은가? 과거는 이미 지나간 일, 미래는 앞으로 올 일이다. 하지만 언어는 절대 순수하지 않다. 특정 상황에서 맞는 말일지라도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시간에 따라 의미는 급격하게 달라진다.


일부 학자 중에 식민지 수혜론을 주장하며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던 사실을 긍정하려고 하고, 일부 한국에게 피해가 있었더라도 이미 지나간 일혹은 지금 우리의 파트너인 일본과 잘 지내자라는 주장을 하는 학자가 있다. 무역 중심 국가로서 세계 경제 규모 34등인 나라와 잘 지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그리고 일부 학자들의 주장처럼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 그리고 사유 재산권 확보, 신분제 해체 가속화, 금융권과 인적자원들 덕분에 경제가 발전한 것 같기도 하다. 빌 클린턴의 선거 운동 문구인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처럼 생각한다면 일본을 옹호해야 하지 않을까? 일단 한일 갈등 문제는 접어두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일단 말도 안 되는 주장인 식민지 수혜론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로 반박하고자 한다. 윤치호가 <윤치호 일기>에서 쓴 일본의, 일본에 의한, 일본을 위한 발전이라는 말로써 반박할 수 있다. , 일본이 한국에게 백신 등으로 수명을 늘린 것은 노예가 일찍 죽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쿄대학이나 교토대학 등에 유학을, 그리고 경성에 제국대학을 세워 노예가 노예로서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밖에 철도나 공장도 노예를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저런 주장을 하는 학자가 한국에 많을까? 친일의 근원으로 가 보자면 1930년 아직 일제가 한국을 강제 점령하고 있을 때를 살펴봐야 한다. 1930년대를 생각해 보면 일제의 폭정 때문에 힘들어하는 조선인의 모습을 그리게 되는데 이는 아마 우리가 그러한 역사 교육을 받아서 일 것이다. 그보다 더 예전인 1905년에는 <시일야방성대곡>을 쓸 정도로 일제에 대한 반발이 심했지만, 한 세대가 바뀌는 30년이 지나 1937년에 <서울에 댄스홀을 허하라>라는 탄원서를 조선총독부에 보내거나 1930년 재오픈하여 엄청난 사람들이 몰렸다는 미쓰코시 경성지점 등을 볼 때 자본주의적 단맛에 빠진 사람들에게 반일적 감각을 일깨우는 것은 힘들게 되었다.

이쯤에 조선인이 일본에서 도쿄대학 졸업해 조선총독부에 일하는 등 일반 천민과는 다른 계급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대로 1945년도 815일까지 한국을 지배해왔다. 한국이 마침내 일제에서 벗어났고, 그리고 그 이후 피의 복수를 하는 것은 역사적 사명이지만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미국이 한국을 가지고 싶어 하였다. 미국 입장에서 36년간 독립을 요구하며 싸웠던 사람들이 지배하기 쉬울까 아니면 자신에게 이득이면 무엇이든 하는 기회주의자들을 다루기가 쉬울까? 우리는 청산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직 한국 내부에서 친일파가 경제 주체이며 정치 주체다. 물론 지금은 친미지만 자신의 역사까지 부정할 수 없기에 친일도 긍정해야 한다. 김남주 시인이 <어떤 관료>에서 식인종이 쳐들어와도 공화당 시절에 그는 서기관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공정했기 때문이다. 민정당 시절에 그는 청백리상을 받았다. 반평생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식인종이 처음 들어와서 우리나라를 지배한다고 하더라도 한결같이 그는 관료 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봉사를 일념으로 삼아 근면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고 공정하게!’라고 하는 학자들을 적나라하게 묘사해 준다.

과거를 덮어라라는 말을 누가 하는가? 그 사람은 누구인가?’를 항상 예민한 코로 감지해야 한다. 우리는 소통과 연대로 일제 피해자들과 우리의 조상을 기억하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기억이고 가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망각이기 때문이다.

이정민 기자
작성 2021.04.16 12:12 수정 2021.04.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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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