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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작(獨酌)
강 물결 비켜가는 버들 숲 마다
마른 갈대 간들간들 서걱거리는 소리
두고 온 옛 고을 그 님을 닮았는가
타관 하늘 돌고 돌아 해 붉은 황혼
먼 고향이 발붙인 타향보다 오히려 설어
푸르른 날 낯익은 얼굴들 서럽지 않네
성인처럼 귀하진 않아도 속물은 아니었지
각박하고 앙팡진 젊은 날, 외로움도 모르고
고향길에 이끼 끼는 줄도 잊고 숨길만 가팠지
풍진세상 꽃 진 세월 헤아려 무엇 하리
마른 갈대 속 뿌리에 봄물이 돌고
잔 들어 권하는 나그네, 홀로 빙그레한데
활초 유차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