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규 기자의 눈]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과도한 비난의 근절은 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부터

 



흔히 연예인, 스포츠스타, 유튜버를 공인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공인의 사전적 정의는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인데, 이들이 공적인 일에 종사한다고는 보기 힘들다. 이들은 전적으로 사적인 영역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사전적 정의상 공인은 이들이 아닌 대통령, 국회의원과 같은 정치인 혹은 국가에 속해있는 행정가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이에 대해 일부는 비록 공적인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널리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인 연예인과 유튜버 같은 유명인을 공인이라고 지칭한다. 만약 이러한 주장처럼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사람도 공인으로 정의내리면 무명 연예인 및 유튜버는 공인이 아닐 것이다. 같은 직종이어도 영향력에 따라 공인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또한 영향력은 매우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이다. 혹자는 영향력의 기준을 인기를 말하고 있지만 이 또한 계량할 수 없는 지표이다. 사람마다 인기의 기준으로 따지는 지표도 시청률, 출연료, SNS팔로워 수 등으로 다양하다. 이어 지표를 기준으로 인기가 있다 없다를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국립국어원은 유명인이 공인의 범주에 포함 되냐는 질문에, "널리 알려져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가리켜 '공인'이라고 지칭하고 있고, 그것이 의사소통에서 별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나, 인지도가 높은 사람을 곧 '공인'이라고 부르는 것은 '공인'의 본디 뜻에 비춰 볼 때 적합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렇다면 왜 공인이 아닌 단순 유명인들을 공인의 프레임을 넣고 비판을 하는 것일까? 아마 비판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적 업무에서 일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공인의 특성상, 일반 사람들보다 더 엄격한 도덕적 잣대와 책임감이 부여된다. 일상적으로는 비판의 소재가 되지 않더라고, 공익의 범주로 올리면 비판이 가능해지는 경우도 많다.

 

살펴보았듯 유명인을 공인이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명확한 근거를 찾기 힘들다. 실질적 의미가 있는 공인을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정의내리는 행위는 사회 전체적인 안정성의 측면에도 옳지 않다. 그동안 개인이었면 크게 문제가 없었을 내용이, 공인이라는 범주에 올라와서 공인이라는 이유로 과도한 마녀사냥과 비난을 겪는 경우의 유명인이 많았다. 이는 지양되어야 한다.

 

물론 공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명인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공인이라는 범주에 속하지는 않지만, 대중 및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의 사람이기 때문에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렇다고 그들을 공인이라 명명하는 행위는, 공인의 의미를 훼손시킨다. 그들을 위한 다른 명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비록 요즘에는 영향력이 많이 줄었지만, 예전에는 소설가들이 지금의 연예인이나 유튜버같이 널리 대중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존재였다. 그럼에도 그들은 당시에 공인이라 불리지 않고 지식인이라는 이름으로 지칭되었다. 그들이 잘못 행동을 했을 때 공인이 아닌 지식인의 책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받았다.

 

공인의 잣대와 지식인의 도덕적 잣대는 다르다. 연예인, 유튜버, 스포츠스타들과 같은 유명인들도 지식인의 범주로 묶인 소설가들과 같이 그들을 지칭하는 다른 용어로 묶여야 한다. 이를 통해 공인이라는 잣대가 남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유명인들을 공인의 범주에서 분리시키는 것은 그들을 객관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최근 SNS로 강한 확장성을 지닌 사람들을 인플루언서라고 칭한다. 유명인들을 비판하는 근거가 사회적 영향력 및 확장성이 크다는 점이니, 공인이 아닌 인플로언서로 인식하면 적당할 것이다. 연예인, 스포츠스타, 유튜버와 같은 유명인들에게 공인의 잣대가 아닌 인플루언서의 잣대가 제시된다면 그들을 정확히 직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양동규 기자 dkei8282@naver.com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7.02 10:35 수정 2019.07.0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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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