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와 블록체인

송윤정


지난 131일 구정 잔치가 예정되어 있었다. IMF에서 구정을 섬기는 중국, 한국 등등의 아시아 국가 직원협회가 협동하여 지난 11월부터 기획하고 준비해온 행사였다. 주도적으로 행사 준비를 이끌어온 중국협회는 1월에 들어서는 일요일마다 함께 모여 리허설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행사를 일주일 앞두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염려로 행사를 취소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세계은행과 IMF 한인 직원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관계로 내가 그 이메일을 먼저 받아 행사를 준비해 온 한인 직원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바이러스에 대한 확산이나 뉴스가 중국 외부로 많이 나오지 않을 때여서 행사 취소를 알릴 때 중국의 바이러스랑 이곳의 행사랑 무슨 관계냐?”고 되묻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당국이 춘추절을 기하여 2주간 학교, 공장, 모든 직장을 폐쇄하고 여행을 금지하더니 날마다 사망자와 전염자가 급속히 늘어갔다. 중국에서 감염된 이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이곳저곳에서 감염자가 나오고 전 세계에서 해마다 열리는 학회나 컨퍼런스 등에 참석하던 이들이 취소하며 세상은 바이러스와 함께 무성한 소문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으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 바이러스로 블록체인의 적용사례가 드러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 자회사 Allipay지앙 후 바오 Xiang Hu Bao’와 홍콩에 소재한 블루코스 보험회사에서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코로나바이러스 클레임을 신속하게 처리해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전의 보험청구는 청구서류를 작성해 접수하면 며칠의 시간이 지나서야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었지만, 블록체인 기반은 모바일 앱을 통해 접수하면 내재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모바일로 신속히 보험금을 수령 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 이번 사태를 돕기 위한 기부금 및 의료기기, 약품 등을 기록하고 그 흐름을 추적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실현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해 빠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기술자들이 힘을 더하고 있다. 한 예로, 미국의 의료분야 테크놀로지 회사인 Acoer는 블록체인 기술로 바이러스의 확산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데이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한 해쉬로그 HashLog 플랫폼을 제공하였다.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세계보건기구의 도움으로 제공되는 자료로 실시간 바이러스를 추적한다.

 

급기야 코로나 코인(NCOV)마저 등장했다. NCOVERC20 호환 토큰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더 많이 퍼질수록 토큰의 가치가 높아지도록 설계했다. 투자이익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사망하기를 바라고 이런 코인을 만들었을까? 어느 생태계에나 악동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이 악동의 설계인지 혹은 감염자가 줄어들수록 가치가 올라가도록 설계했어야 할 것을 실수로 디자인을 잘못한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현재 전 세계 인구 7,604,953,650에서 시작해 48시간마다 감염자와 사망자 수에 따라 수치가 업데이트되어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한국에서는 확진자가 한동안 증가하지 않고 몇몇은 회복되고 하여 사태가 진정되는가 싶더니, 요 며칠 경북 대구지역에서 신천지교회 모임을 통해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다시 온 나라가 공포에 빠진 듯하다. 3월 중순 친정아버지의 첫 기일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려 비행기표를 이런 소동이 나기 전에 사 놓았는데, 오늘 아침엔 친정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태가 심상치 않으니 방문을 늦추라고. 함께 같은 공기를 마시고 사는 공동체임을 새삼 깨우치며 모두가 협력하여 하루속히 이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기를.

 


 

[송윤정]

세계은행(워싱턴 D.C.) 금융전문가

2015년 워싱턴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삼정회계법인 / 삼일회계법인

서울대학교경영대학원 국제금융 석사


송윤정 saraha921@hotmail.com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2.25 11:03 수정 2020.02.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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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