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희의 치유의 문학] 3월 서신- 봄의 빛은 춘설처럼



3, 코로나바이러스가 공포와 삶의 율동과 질서를 앗아가는 우리의 소중한 3, 오늘은 모처럼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의 따스함이 자연과 인간을 보듬는 듯, 아직 나뭇잎이 트지 않은 나목 가지에 앉은 작은 새 한 마리 바실바실 웃음 띠며, 염려 말아라, 두려워 말라, 속삭이는 듯....

 

이때 누군가의 말이 떠오르네요, 시인은 대부분 행복하다. 그것은 용어의 선택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까닭 없이 쌓여가는 시인들이 만든 시어들의 창고를 생각하다. 좋은 시는 그 가장자리에 침묵을 거느린다는 폴 발레리의 말을 생각하며 이 세상 아무것도 겉 활기만 할 수 없는 깊음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그것은 무한한 복이라고 생각을 해보며, 뉴욕 와이트수톤 나의 창가에서 편안과 감사한 마음으로 손을 살며시 내밀어 여러분들과 행복을 나누고 싶은 지금.

 

천만 갈레 나풀거리는 시간, 그 시간은 나약하지만 위대하다고, 그 시간 속에 바람에 엽맥처럼 나풀거리는 인간의 사상, 그러나 속절없이 강물처럼 흘러간 인간의 역사, 이성복 시인은 삼월의 바람은 순하지 않다고 했지요. 임정현 시인의 <삼월에>를 나누고 싶네요.

 

삼월에는

땅에 귀를 대고

먼 길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어라

지상의 빛깔을 다시 바꾸시는

조용한 그분의 숨소리를 들어라

 

이 짧은 시속에 시인은 무장한 자연의 변화와 그것을 조용히 거느리시는 그분의 보드라운 3월의 손길을 노래하고 있어요.

 

여기 부끄러움에도 곽상희는 봄의 빛은 춘설처럼을 노래하고 있어요.

 

춘설처럼 내린 햇빛이

흙을 판다

 

깊이 파 내려갈수록

자갈돌은 바람의 손에 밀려 나가고

 

진초록 이끼의 목도리 두른

흙의 몸은 진득하게 속을 들어 올린다

 

흙 진주빛의 사지 드러나고

자꾸만 뭉그러져 내리는

부끄러운 자태

 

가슴 가리고 깊은 곳 가려

봄씨앗 심으려 한다

 

새 한 마리 날아와

그의 어께 위에 앉는다

 

새의 울음소리도 아직은 흙진주빛이다

희망을 노래한다

 

빛이 내려갈수록 주름 없이 하이얀이

드러나는 흙의 뿌리

 

깊이 팔수록 흙내는

진득 코끝을 뭉수리며

봄을 향해 깊은숨 내 쉰다

 

봄의 기다림은 잔인하고 길다.

 


 

*자연의 회전과 반복을 통해 시인은 인간존재의 모습을 파헤치려 했다. 인간은 대자연의 거울에 비추어 하나님 앞에 벗은 존재를 고백할 때 거듭남의 아름답고 찬란한 자유의 선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그 모습은 아직도 거기까지 너무 멀다. 참 부끄럽고 처절하다. 인류는 고통하며 빛의 온전한 들림을 기다린다.

 

3월은 가고 3월의 끝에는 코로나도 부끄러워 떠나고 4월은 가슴 조이지 않고 어깨도 가볍게, 그런 빛과 바람이 바다 건너와 이쪽, 저 대륙들과 나라들에 가엾은 인간들에게 복음이 울려 퍼지기를 참 소망하면서, 우리는 모두 사랑을 배우기를, 다시 만날 때까지....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3.10 12:07 수정 2020.09.1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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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