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병들고 있다. 플라스틱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 때문이다. 청정해역으로 알려진 한려해상국립공원도 예외는 아니다. 한산도에서 여수까지 가는 물길을 한려수도라 하고, 그 중간중간에 경치가 빼어난 구간을 정하여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놓았다.
아름답던 해안이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였다. 조류를 타고 밀려오는 스티로폼, 비닐 조각, 페트병 등이 대책 없이 뒹굴고 있다.
플라스틱은 인류가 발명하지 말았어야 할 물질이다. 썩지도 않고 반영구적인 쓰레기로 전 세계의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태평양에는 우리나라 남북한 면적의 3배나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있다. 이유 없이 죽은 향유고래를 해부해 보았더니 뱃속에 슬리퍼, 비닐봉지 등이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양식 어업을 많이 하는데 남해안에서 부표로 쓰는 스티로폼이 특히 큰 문제다. 태풍이라도 오면 어김없이 양식장이 파손되고 스티로폼은 해양 쓰레기가 되어 넓은 바다로 표류하다가 해안으로 몰려든다.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는 파도에 닳고 닳아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고기들이 먹게 된다. 결국 그 고기들이 우리 밥상에 오르면 치명적인 발암물질을 사람이 먹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다.
이제 해양수산부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때가 되었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원인자부담금을 플라스틱 생산자에게 부담시켜 해양 쓰레기 수거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의 땅과 바다는 미래 세대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봉수 논설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