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해산 [기자에게 문의하기] /
제목을 잃어 버린 시 失題
수많은 운자 가운데 하필이면 '멱'자를 부르나.
허다운자하호멱 許多韻字何呼覓
그 '멱'자도 어려웠는데 또 '멱'자를 부르다니.
피멱유난황차멱 彼覓有難況此覓
하룻밤 잠자리가 '멱'자에 달려 있는데
일야숙침현어멱 一夜宿寢懸於覓
산골 훈장 놈이 아는 것은 오직 '멱'자 밖에 없구나.
산촌훈장단지멱 山村訓長但知覓
[김삿갓] 조선 중기의 떠돌이 시인, 영원한 나그네로 시선이 되었다고 한다. 이 시는 김삿갓이 날이 저물자 산골 서당에 가서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서당 훈장에게 청을 했으나 훈장은 시를 지어주면 재워주겠다고 하며 가장 어려운 '찾을 멱(覓)'자를 네번이나 운으로 불렀다. 김삿갓은 그런 훈장을 놀리며 재치있게 네 구절을 다 읊으며 풍자한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