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필의 인문학 여행] 스페인 그라나다의 비밀 정원

여행자들이여, 그라나다 비밀의 정원에서 무어인의 찬란한 문화를 음미하라

김용필

 

1. 오래된 그라나다의 무어인 정원


스페인은 이슬람과 카톨릭 문화가 융합된 독특한 취향을 가진 나라다. 무어인의 문화 위에 카톨릭 문화가 덧칠한 혼합미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그 실체를 스페인의 그라나다에서 볼 수 있다.

 

산타 마리아 대성당

 

그라나다 도로의 중앙에 산타마리아 데라엔카르나시온 고딕식 건물의 대성당(1523~1703)이 있고, 이 성당의 왕실 예배당 카피야레알엔 페르난도 왕과 이사벨여왕의 납골당이 있다. 그리고 그라나다의 북동쪽 있는 오래된 알바이신 지구는 찬란한 무어인의 고고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고택이 즐비하다.

 

알함브라궁전

 

알바이신의 남쪽에 다로 강 건너편 언덕 위에는 무어인들이 최후를 맞은 아픈 역사를 간직한 알람브라궁전과 그 궁전을 지키는 알카사바 요새가 쓸쓸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술탄들의 여름 별궁이었던 헤네랄리페는 그때의 고고한 옛 정취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라나다는 유대교 무어인이 세운 왕국의 수도로 스페인에서 마지막 몸부림을 치다가 1492년 가톨릭계 군주인 페르난도 2세와 이사벨라 1세에게 함락되어 아프리카 모로코 패스로 쫓겨 갔다.

 

대 고택가의 그늘

 

그라나다 시의 서쪽은 스페인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로 무어인의 건축물과 예술품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그라나다 고택들은 대주교가 관할하는 교구이며 르네상스양식과 바로크양식 및 신고전주의양식의 아름다운 교회와 수녀원·수도원·병원·궁전·대저택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무어인의 건축에 가톨릭의 색채를 입힌 것이다. 시내 중심에 있는 대성당은 벽옥과 색깔 있는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었지만 내부에는 알폰소 카노의 훌륭한 그림들과 조각품 등 무어인의 작품들이 그 숨결을 담고 있다.

 

산헤로니모 수도원(1492)과 그라나다대학

 

그라나다의 북쪽에 있는 카르투하 수도원은 무어인의 산헤로니모 수도원(1492)을 복원한 것이며 1531년에 세운 그라나다 대학교가 이 건물을 복원하여 예수회대학 건물로 사용하였다. 알함브라궁전 등 13세기에 무어인이 지은 오래된 건물로는 콰르토레알데 산토도밍고라고 부르는 저택과 14세기에 지은 무어인 왕비들의 궁전인 알카사를 거닐수 있다.

 

2. 그라나다의 아름다운 비밀 정원(명소 10)

 

슬픈 로맨스가 서린 레스토랑, ‘미라도르 드 모라야마 카르멘

 

이곳은 알바이신산 정상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로맨틱한 장소로 유명하다. 스페인의 옛 나스리 왕의 젊은 아내 모라이마(Morayma)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인데 사랑의 로맨스가 아로새겨진 역사의 현장이다. 모라이마는 결코 왕위의 즐거움을 맛본 적이 없고, 카르멘의 미라도르 드 라 에스페란자에 갇혀 지냈다. 그녀는 보압딜 왕과 결혼하고 얼마 살지 못하고 이별을 하였는데 남편을 그리워하며 잠시 여왕으로 지냈던 알함브라궁전을 바라보며, 이 정원을 배회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1493년 그라나다를 침략한 기독교인들은 라 알푸자라산에서 모라야마 왕비와 보압 딜 왕을 쫓아냈다. 그녀는 보압딜이 스페인을 떠나 모로코로 쫒겨 간 며칠 후 그곳에서 죽어 몬두야 마을에 묻혔다.

 

포도나무가 있는 정원, ‘카르멘 데 라 빅토리아

 

포도나무가 심어진 정원이란 뜻인데 그라나다 말로 빌라(villa)라 지칭한다. 무어인이 거주했던 알바이신 왕궁엔 미로 같은 카르멘 정원이 있는데 그 정원은 외부 세계로부터 숨겨진 낙원이다. 카르멘 데 라 빅토리아는 그라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어인 정원인데 19세기에 새로 복원하였다. 가톨릭 교인들은 수녀원으로 사용하였고 일부는 그라나다대학의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다. 이슬람 정원인데 호세티토가 당시 나스리 시대에 존재했을 꽃과 덤불을 심어 그때 정원을 재현하였다. 이 정원에서 알함브라궁전을 바라보면 경이로움과 편안한 안식이 천국처럼 느껴진다.

 

평화로운 정원, ‘카르멘 데 로스 마르티레스

 

그라나다의 멋진 고풍 경치를 느낄 수 있는 평화로운 정원이다. 사비카의 붉은 언덕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이 정원은 그라나다를 통치했던 무어인들이 궁궐을 정원으로 사용하였다. 구불구불한 산책길이 길게 펼쳐져서 사색하기 좋은 최고의 명상 터이다. 이곳은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는데도 찾아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라나다가 공격당했을 때 기독교 병사들이 무어인 포로들을 잡아둔 감옥이었다. 바위문 안의 지하 동굴 정원으로 들어가면 자연의 소리만 있을 뿐 외부 소음이 들리지 않는 곳이다. 공작새 소릴 들으며 연못을 가로질러 이어진 동굴을 걸으며 아름다운 조각상들을 감상하는 여유를 가진다.

 

무어인의 오래된 여관, ‘코랄라 델 카본

 

전통의 역사를 자랑하던 무어인의 그라나다 시를 기독교도들이 파괴하여 현대식 저급 아파트를 지으면서 아람다운 옛 모습은 잃었지만 마을의 구석구석엔 아직도 과거 역사의 아름다운 건물이 몇 채 남아있다. 그중 하나가 마리아나 피네라는 코랄라 델 카본이다. 1330년대에 지어진 그라나다 시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다양한 목적으로 지어진 스페인의 전형적인 무어식 건축물인데 그대 도로인 카라반세라이가 유일하고 완전한 형태로 남아있다. 오래되어 건물이 폐허가 되자 상인들이 머물면서 동물들을 키우고 물건을 채워둔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갤러리의 정원은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극장으로도 사용되었다. 수 세기 동안 석탄을 파는 상인들이 거주했다. 그 옆에 있는 훌륭한 타파스 바에 가면코랄라 델 카본이란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을 볼 수 있다.

 

그라나다의 오래된 목욕탕 바노스 아랍스

 

가장 오래된 그라나다의 터키 목욕탕이다. 낮은 천장에 다채로운 타일과 모자이크로 장식한 격자 있는 터키 목욕탕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니 신기하다. 이 목욕탕은 11세기부터 시용하던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엘 바누엘로 목욕탕과 더불어 존재한다.

 

오래된 최고의 전통 술집 캄포 델 프린시페

 

바리오 레알레조 주택가에 있는 캄포 델 프린시페는 그라나다인의 일상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되고 쾌적한 술집이다. 이곳은 한때 유대인들이 거주한 구역인데 가톨릭 왕들이 그라나다를 정복하여 그들을 쫓아내고 술집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아직도 그 시대의 유물적 잔해들을 몇몇 술집에서는 찾아볼 수 있다. 그 광장의 한쪽 끝에 위치한 라 에스퀴니타를 포함한 멋진 타파스 바가 줄지어 있다. 그곳에서 대각선으로 반대편에 조개껍질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호스탈 닌파에는 그때 드나들던 집시들의 사인과 사진들이 많이 걸려 있다.

 

역사 깊은 찻집, ‘아스 시라트

 

알바이신 사원의 중심부에 가면 쓴맛을 즐기는 찻집들을 발견할 수 있다. 번잡한 칼데리아 누에바에 가면 세 개의 작은 주전자와 네 개의 오래된 잔반에 담긴 차를 맛볼 수 있다. 플라세타 데 라 샤르카의 매력적인 아스 시라트(테테리아-안달루시)는 친절한 찻집 주인 때문에 누구나 편안하게 차를 나눠 마시며 풍미를 즐긴다. 화려한 타일과 예쁜 테이블에 앉아 훌륭한 아랍 음악연주를 들으며 신선하며 아늑한 분위기에 젖어본다.

 

미식가의 레스토랑 엘 트라갈루스

 

이 레스토랑은 레알레조(Realejo) 주택가 중심부에 있는 활기찬 캄포 델 프린시페 뒤에 숨겨져 있다. 모로코 출신의 유명한 무스타파 아크랄레이에 의해 설립되었고 그의 칸타브리아인 아내 티타에 의해 운영되는 이 레스토랑은 격식 없이 편안하다. 고전의 아름다운 시설은 동서양의 문화와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만남 장소이다. 이곳엔 많은 작가와 예술가들이 모인다. 스페인 작가, 후안 고이티솔로와 레바논의 소설가, 아민 마알루프는 이곳의 지식인과 식사하면서 나눈 교류로 이슬람 세계와 관련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곳의 음식은 그라나다에서 단연 최고다. 그리고 이곳은 스페인 가정요리와 이슬람 요리가 융합된 세련 미학을 즐길 수 있다.

 

무어인의 시장 알카이세리아

 

대성당이 있는 비브람블라 광장에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은 알바이신산 위에 있는 거리보다 더 나은 시장이다. 여기는 알카이세리아라는 시장인데 이슬람 실크 거래의 고향인 모로코의 시장을 떠올린다. 다채로운 모로코 램프, 양탄자, 아프리카 스타일의 옷을 사거나 물물 교환을 할 수 있다. 산타 에스콜라스티카에 있는 헤초 어 마노는 바리오에 있는 쇼핑가인데 그곳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곳은 독특한 공예품과 옷을 팔고 친절한 직원들의 도움으로 느긋하게 쇼핑을 할 수 있다.

 

음악 공연장이 있는 술집 엘 에샤비라

 

스페인에서는 아랍 전통 음악을 듣기 어렵다. 그러나 그라나다의 에샤비라 포스티고 데 라 쿠나라는 공연장에서 라이브를 들을 수 있다. 그 술집은 칼레 아자카야스 도시 외곽의 작은 골목길에 숨겨져 있은 술집 엘 에샤비라는 그랜 비아 길 속 깊이 박혀 있다. 동굴이 있는 무대로 통하는 길목엔 아주 작은 음악술집이 들어서 있는데 음악실엔 언제나 손님이 들끓고 새벽 두 시에 절정을 이룬다. 무대에선 음악연주에 맞추어 관객들이 플라밍고를 추며 활기찬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 무렵에 떠난다.

 

 

 

 

 

[김용필]

KBS 교육방송극작가

한국소설가협회 감사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마포 지부 회장

문공부 우수도서선정(화엄경)

한국소설작가상(대하소설-연해주 전5)

 

김용필 danmoon@hanmail.net


전명희 기자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6.12 11:29 수정 2020.09.13 23:09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편집부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