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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는 예로부터 잡귀를 물리친다 하여 궁궐, 향교, 절 등에 많이 심었다. 선비들이 특히 좋아하여
'선비나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 앞에 서 있는 회화나무는 나이가 450살이 넘었다. 조계사 인근에는 예로부터 회화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회화나무 우물골'이라 했다.
이 회화나무의 나이가 450살로 추정된다는 것은 최소한 450살 이상 되었다는 의미다. 어쩌면 500년이 넘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1592년의 임진왜란은 물론, 병자호란과 경술국치, 한국전쟁과 같은 굵직한 역사를 이 회화나무는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조계사 인근에는 도화서터, 전의감터, 우정총국터, 민영환 집터 등이 있다. 조계사 회화나무는 이들의 역사를 다 알고 있다. 민영환 선생을 직접 만나 본 사람은 지금 거의 생존해 있지 않다. 말없이 서 있는 이 나무 주위를 돌면서 민영환 선생은 조국의 운명을 걱정했는지 모른다.
회화나무는 약 1,000년을 사는 나무인데 조계사 회화나무는 고목이지만 인간으로 치면 아직 장년의 나이다. 인명은 길어야 고작 100년인데 이 나무 앞에 서면 초라해진다.
이해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