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흐느끼다

이태상

 

올해 추석 명절에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코스미안뉴스 독자들과 함께 향수(鄕愁)를 좀 달래보리라. 앞서 깨달은 선각자(先覺者) 코스미안 카릴 지브란의 예언자(The Prophet, 1923) 속편(續篇)이라 할 수 있는 예언자의 뜰(The Garden of the Prophet, 1933) '흐느끼다', 한스러운 나라'를  깊이 음미하면서.




흐느끼다 (하염없이)

 

알무스타파 무리를 떠나

옛길 따라 옛집으로 갔다

다만 카리마만이 얼마쯤

말없이 그를 뒤따르다가

돌아서 자기 집으로 갔다.

뒤뜰 복숭아나무 밑에서

하염없이 흐느껴 울었다.

 

()스러운 나라

 

마흔 날 낮과 밤을 지나

닫혀 있던 문 열어놓자

아홉 사람이 찾아왔다.

 

그가 타고 온 배 선원

셋과 승려 셋 그리고

어렸을 적 벗들 셋이

그의 제자가 되겠다고

 

그중 하피즈가 말하기를

 

선생님께서 열두 해 동안

머무셨던 오르파리스성()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알무스타파 말해 가로되

믿음은 많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깨우침이 없는

그런 나라가 있다 하면


스스로 짜지 않은 천과

스스로 빚지 않은 술과

스스로 농사짓지 않은

곡식으로 사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약자를 괴롭히는 자를

영웅으로 떠받들면서

굴종밖에 할 줄 모르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여우같이 교활한 자가

종교인으로 행세하고


늑대같이 사나운 자가

정치인으로 행세하며

남 흉내 잘 내는 것을

예술과 학문으로 아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사분오열로 갈라져서


제각기 한 나라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는

그런 나라가 있다면

한스러운 일 아니리.

   

[이태상]

서울대학교학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전명희 기자


전명희 기자
작성 2020.09.26 11:05 수정 2020.09.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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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