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 외딴 섬 토담집 별장

에세이집

사진 = 코스미안뉴스 / 오곡도



이 책은 아마추어가 우리에게 아련한 섬의 감성을 가슴으로 전해주는 이야기다. 지은이는 전문 작가도 아니고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시간을 내어 우리의 바다 한려수도를 짬짬이 여행하고 그 기록을 형식에 구애됨 없이 진솔하게 사진과 함께 책으로 엮었다.


통영을 기점으로한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촌마을의 사람 사는 모습을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스케치했다. 폐허가 되어가는 섬 오곡도를 드나들며 한 늙은 어부를 아버님처럼 모시고 외로움을 달래주는 이야기는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그리고 섬마을에 구전으로 전해오는 전설이나 민담을 채록한 정성은 현장을 파고드는 르뽀기자와 같은 근성이 보이는 내용도 많다. 태풍 사라호와 갑진년바람 이야기 그리고 한산도 문어포 일대의 이순신 장군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역사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지만 저자가 노인들과 인터뷰해서 발견해낸 이야기들이 틀림없다.


이 책은 평범한 관광 안내서는 아니지만 책 내용을 따라가면 훌륭한 테마 기행이 될 것 같다. 통영 서호시장의 시락국밥집으로 한산도, 비진도, 매물도로 그리고 외롭고 아름다운 섬 오곡도로 따라간다면 우리의 심신은 한결 맑아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비진도와 마주보고 있는 섬 오곡도를 왕래하면서 그 아름다운 섬의 생태와 섬마을 인심에 반해서 필자는 폐허가 되어 허물어져가는 토담집 폐가를 사서 땀흘리며 수리하여 머물 수 있는 거처를 마련했다고 한다. 더욱 섬을 사랑하고 나이들면 정신수양의 도량으로 삼기위해 그 집 이름을 ''오곡도 죽림당''이라 했단다.


지은이는 문학을 모른다고 했지만 책 속에 나오는 ''오곡도''라는 시를 읽으면 가슴뭉클해지는 것은 어렵고 난해한 기성의 시들에 대한 불편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오곡도''라는 시를 소개하면서 책을 읽은 소감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오곡도

-이봉수



조개잡던 처녀들
육지로, 육지로 떠난 자리에
폐 분교 하나
아이들 노래소리 풀꽃에 묻혀버린 곳
정부보조 여객선이 
하루에 한 번 지나가는 섬.

늙은 어부 몇이 남아
올해도 당산나무에 금줄을 치고
사람 산다고
유인도라고
절규하는 섬.

몇년만에 해군 홍보단이 오면
고물단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소리나게 해달라고
허물어진 마을회관
국기게양대를 고쳐달라고
매달리는 섬.

그 섬에 가면
차마
외움이란 말을 지껄여서는 안 된다.
 
yes24 독자리뷰
바다여행  씀


 























이정민 기자


이정민 기자
작성 2020.09.26 11:24 수정 2020.09.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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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