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칼럼] 왜 그랬을까

이경수

 

얼마 전 홍콩 매체 빈과일보는 중국 광둥성 둥광의 한 영화관에서 어린 소년이 대형 스크린을 발로 걷어차는 등 손상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이 소년은 가족과 해당 영화관에서 '베어 보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문제는 영화 상영 이후 이 소년이 엔딩 크렛딧이 올라가는 스크린으로 돌진하여 발로 차고 손으로 미는 등 부적합한 행동을 하였던 것이다.

 

이 모습은 다른 관람객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는데 영상 속 소년은 그때까지 아무런 저지도 받지 않았다. 뒤이어 꾸준히 발길질을 한 것에 화가 난 관람객이 해당 동영상을 웨이보와 개인 SNS에 올렸는데 이를 본 네티즌들이 비판에 동참하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라고 한다.

 

국내 어느 미술관에서도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서예 작품 위에 한 아이가 마구 올라가 작품을 훼손했단 뉴스가 전해졌다. 문제는 그런 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함께 공개되면서 많은 이의 분노를 샀다. 이날 방송 보도에 따르면 10살가량의 남자아이는 전시실에 들어와 박 화백의 서예 작품 위에 거리낌 없이 올라갔다.

 

그리곤 서예 작품이 신기한 듯 글자를 손으로 비벼도 보고 끝내 그 위에 눕기까지 하였다. 하지만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이 아빠는 말리지도 않고 사진을 찍으며 함께 즐거워했다고 한다. 1억 원이 넘는 해당 작품은 20m가량 두루마리 형태로 제작되었는데 아이의 철없는 행동으로 1m가량 글이 번지는 것은 물론 손과 발자국이 남으면서 작품이 크게 훼손 댔다.

 

사건을 뒤늦게 알게 된 미술관 측은 아이 아버지에게 항의했지만, 아버지는 "작품을 만져서는 안 되는지 몰랐던 것 같다,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단 소식을 전했다. 어린 자식을 잘못 가르쳐서 하루아침에 3천만 원을 물어주게 생긴 중국의 아이 부모만 욕할 일이 아니다.

 

고가의 작품을 훼손한 아이를 보고도 마냥 즐거워 사진만 찍고 집으로 돌아간 미술관 아빠 역시 도의적인 책임을 면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랜 시간 동안 공들여 작품을 만든 고령의 화백께서 아이의 잘못된 흔적도 역사이니 너그럽게 용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몇 년 전 필자의 아파트에 도색을 깨끗이 새로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누군가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동현관 벽을 발로 차서 시커먼 운동화 자국을 냈다. 신발 크기로 봐선 초등학생으로 짐작이 되었다. 나중 관리실 직원이 청소를 한다고는 했으나 흐릿한 운동화 자국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입주민들은 한 아이의 잘못된 행동으로 생긴 흔적을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다.

 

동양인의 특성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가끔씩 특이한 물건을 보게 되면 괜히 손으로 만지거나 발로 차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긴 하다. 그렇지만 뭐든 눈에 띈다고 해서 자기 맘대로 해선 안 된다는 건 기본 상식이다. 이 나라 사회가 혼란스럽지 않게 잘 굴러가고 있는 건 우리 부모님께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식 교육을 위해 몸소 실천하며 헌신해 오셨기 때문이다.

 

위 사례는 어린이와 어버이날이 겹치는 5,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 아닌가 싶다.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5.12 07:04 수정 2021.05.1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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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