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난민캠프의 천사, 송경아 간호사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활동가로 콕스 바자르 난민캠프에서 구호활동

사진=국경없는의사회 / 왼쪽에서 두 번째가 송경아 활동가이다.


"미얀마에서 피난 온 로힝야 난민들은 사회적으로 차별받거나 격리되는 것이 두려워 병원을 찾는 걸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세계 최대 난민 캠프인 방글라데시의 콕스 바자르에서 활동 중인 국경없는의사회 송경아 활동가의 말이다.

송경아 간호사는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라에서 간호 매니저(Nursing Activity Manager)로 활동하고 있다. 이곳은 90만 명에 가까운 로힝야 난민이 거주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난민 캠프’로 알려진 지역이다. 송경아 간호사는 이곳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2차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콕스 바자르에는 대규모 난민 캠프가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에는 기존 방글라데시 현지 주민도 함께 섞여 살고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의 비율도 로힝야 난민이 반, 방글라데시 주민이 반 정도 된다. 방글라데시 주민들도 의료 서비스가 부족한 건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현재 로힝야 난민 캠프 안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전면적인 봉쇄가 결정되었다. 병원이 캠프 외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동이 제한되면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난민이 제때 치료를 받기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 지금은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조차 캠프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적절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긴급한 의료 서비스 접근성까지 가로막히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캠프 주변으로는 계속해서 철조망 펜스를 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캠프 내 보안 통제를 위한 목적이다. 캠프 내부의 보안 상황이 좋지 않으면, 캠프 밖으로 이동이 제한되곤 한다. 이것도 의료 서비스 접근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실제로 평소에 100여 명의 환자가 오다가 캠프 내부에서 보안 상황이 악화되면 10명 내외로 갑자기 줄기도 한다. 그만큼 병원에 와야 할 환자가 못 오고 있다는 의미다.

송 간호사가 일하는 곳은 여성∙아동 병원이라 산부인과와 소아과가 주요 진료 분야다. 난민 캠프 내 신생아 집중치료실이 있는 유일한 병원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치료가 필요한 소아 환자의 경우 캠프 전역에서 환자가 온다. 100병상 정도의 규모이고, 300여 명의 스태프가 일하고 있다. 폐렴이나 세기관지염(허파꽈리에 염증이 생겨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질환) 환자가 많다. 대부분 아동 환자이고 뇌염이나 영양실조 환자도 흔히 볼 수 있다.

"로힝야 난민들은 3년 넘게 열악한 난민 캠프에서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코로나19와 최근 캠프 내 고조된 갈등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가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로힝야 난민을 잊지 않고, 장기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라고 송경아 간호사는 말했다.


최현민 기자
작성 2021.06.05 05:08 수정 2021.06.05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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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