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현@알콩달콩]주인공 리키는 하던 일을 그만두고 택배기사로 일하게 된다. 요양보호사인 아내의 차를 팔아서 택배배송차량을 어렵게 마련했다. 택배회사의 사업주 멜로니는 리키에게 개인 사업자, 가맹주라며 치켜 세운다. 일을 많이 하면 돈을 많이 가져갈 수 있다는 말로 리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한다.
리키는 주6일 하루 14시간씩 배송을 한다. 처음 일을 시작 할 때 동료가 빈 패티병을 주며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거라고 했는데, 리키는 이를 가볍게 여겼었다. 하지만 그 패티병을 사용하는 일은 머지않아 일어났다. 리키 아내 애버는 하루종일 치매에 걸린 노인들을 돌보느라 녹초가 되어 돌아온다. 두 부부는 집에 오면 티비를 보다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자기 바쁘다.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이의 학교에서 연락을 받고 급히 가야하지만 밀린 택배 때문에 갈 수 없게 되는 상황에서 사업주 멜로니는 벌금 100파운드를 내고 가라고 한다. 니키가 사용하는 스케너가 비싼거라고 고장 낼시에 단단한 책임을 묻겠다고 겁을 준다. 분명 사업주라고 했는데 주말에 딸을 태우고 배송하는 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한다.
하루는 리키가 일을 하던 중에 날강도를 만나 값비싼 택배 물건들을 빼앗기고 폭행까지 당하는 일이 생긴다. 병원에서 대기중이던 리키에게 멜로니가 전화를 했다. 잃어버린 여권 2장과 고장난 스케너를 보상할 것과 앞으로 몇 일 동안 돈을 주고 대타를 구하라는 전화였다. 항상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쉬지 않고 일하는데 시간이 모자란 리키가족. 개인 사업자라며 책임은 다 지게 하면서 노동자로써 권리는 요구할 수 없게 만드는 악덕사장 멜로니.
이 영화는 우리의 숨막히는 삶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았다. 영화는 영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20년에 택배노동자 16명이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 얼마전 한 기사님은 새벽 4시까지 택배 300개를 배달하고 ‘물량을 좀 줄여달라’는 문자를 남긴채 숨을 거두셨다. 열심히 일하며 살지만 왜 우리는 행복할 시간이 없는걸까?
영화를 보는 내내 멜로니에게 화가 났다. 리키의 팍팍한 삶은 내삶과 그리고 내 이웃들이 살아내는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다들 열심히 일하지만 높이 치솟는 아파트값 때문에 돈을 모아 내집마련하는 것은 이번 생에는 힘들어 졌다. 비트코인과 주식을 해서 일확천금에 기대를 거는 수 밖에 방법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내가 멜로니에게 화가 나는 것은 멜로니가 내가 열심히 일하지만 집을 살 수 없고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이 내 개인이 무능력하고 게을러서라고 말하고 전혀 바뀔 생각이 없는 이 부조리한 사회와 닮아있어서가 아닐까.
[글쓴이:백소현은 환경과 풀뿌리지역정치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청년 정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