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현 칼럼]
[세상소리뉴스=VOICE OF WORLD/VOW] 프로리다 주의회가 “Don’t Say Gay” 법안을 지난 8일 통과시킨 이후 일주일 정도 지나고 있지만 논란이 가라앉기보다 가열되고 있다. 초등 저학년 혹은 유치원 수업 경우 교사나 학생들이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어떤 언어도 사용하지 못하게 한 법안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증폭되고 있다.
사라 롱웰은 레즈비언 엄마이다. 그녀는 “Don’t Say Gay”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성소수자를 가리키는 약어로서는 LGBTQ+로, UN 사무총장 안토니오 귀테레스가 지난 3월 1일 자신의 트윗에 LGBTQ+ 인권 보호에 대해 각계에 메시지를 올리면서 성소수자 인권이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LGBTIQ+ 약어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trans), 간성(間性, intersex), 퀴어(queer) 등의 대문자를 따라 만든 신조어이다. 알파벳 Q+는 성소수자 공동체를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약자이다. "인권이란 불가피하며 강력하다"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49차 정기 세계인권회의의 주요 어젠다였다.
이처럼 UN 세계인권회의 등 국제적인 어젠다로 떠오른 성소수자 인권문제는 프로리다 주의 “Don’t Say Gay” 법안으로 각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핵심은 초등 저학년 까지 교내는 물론 교실에서 성소수자 언어를 입에 올리지 못하게 함으로써 성소수자 학부모들의 분노를 촉발시킨데 있다. 공식적으로는 ‘부모교육권리’ 법안이라 알려지고 있지만, 성소수자 행동주의자들은 이 법안을 “Don’t Say Gay” 법안이라 명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프로리다 2라운드 쟁점은 보수층 부모들만 해당 법안을 지지한 걸로 보도되고 있지만, 사실 사라 롱웰은 자칭 보수주의자라고 한다. '차별금지 보수 리더십 위원회'에서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롱웰은 이 단체의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보수 성향이냐 진보 성향이냐’로 이 법안의 지지층을 보아서는 안된다는 시각이다.
사라는 레즈비안 가족의 아빠 노릇을 하는 여성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친화를 위해 등교 첫날 부모 사진들을 가져오게 하면서 성소수자 문제가 불거졌다. 사라는 자신의 와이프하고 입양한 두 아들과 찍었던 가족사진을 아이들에게 들려 보낸 게 화근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교실에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는 성 교육과 성 정체성 화법이다. 이건 단순히 초등 수업에서 LGBTIQ+ 언어 사용 금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어린 아이들에게 LGBTIQ+가 가족이 되느냐 하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어서이다. 이런 화두는 사회문제로 초등 저학년에게까지 사회문제를 교실에 끌어 올 문제는 아닌 건 맞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저학년 학생들이 부모 사진이나 가족사진을 보이며 “이분은 내 아빠이고 이분은 내 엄마이고 이건 내 고양이이며 내 애완견이다” 등등에 성소수자 부모들이나 겪어야 할 아이들의 수업 내 차별의식을 교사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를 걱정하고 있는 거다.
레즈비언 부모 경우, 아이들은 “엄마가 둘이야?” 혹은 게이 부모 경우, 아이들은 “아빠가 둘이야?” 한두가지 문제가 아니다. 성소수자 문제는 사회현상으로 가족 문제, 법적 문제, 교육 문제, 문화 문제, 보건 문제 등 예전 양성 부모들이 가진 사회문제를 고스란히 겪는 단계로 떠 오르고 있다.
프로리다 주지사 드센티스나 참모들은 언론이 법안의 언어를 뒤틀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언론이 ‘부모교육권리’ 법안을 “Don’t Say Gay” 화법으로 몰고 가면서 성소수자 문제를 초등 저학년의 성 교육과 성 정체성 문제로 왜곡시키고 있다는 거다.
주지사 드센티스는 “3살까지의 유치원생들에게 어떤 성교육도 하지 말라는 법안이다”며, 어린 자녀들이 ‘트랜스잰더리즘’ 등 유사한 언어나 화법을 수업에서 듣게 할 부모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하고 오히려 반문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자녀들의 교육과 인성발달을 위해 학교가 보호해야 한다는 부모권리의 문제이다. 하지만, 해당 법안 경우 진보성향으로 분류된 성소수자 부모들은 반대하고 있고, 보수층 부모들은 지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성소수자 부모들의 수는 말 그대로 소수라 다수인 다른 부모들의 목소리에 묻히고 있는 상황이다.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공화당 주의원들이 이 법안을 발의했고, 주로 5~9세 사이 유치원생과 초등 3학년 이하 초등학생들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니, 아직은 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나이 때, 즉 부적절한 나이 연대나 아직 발달 단계에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는 거다.
논란이 확대되자 성소수자 화법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하는 문제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아예 성소수자 언어조차 언급하지 말아야 하나, 아니면 어떤 방식으로 성소수자 언어를 언급해야 하고 일상 속의 화법에 담아내야 하나, 성소수자 가족의 아이들과는 성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나 등등, 적잖은 논란이 성소수자 문제에 담겨 있다.
초기에 백악관 언론 비서관 젠 프사키는 “취약한 학생들을 타켓으로 한 혐오스러운 입법”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는 “어디서든 LGBTQI+ 학생과 함께” 메시지를 트윗에 올리기도 했었다. 행정 고위 관계자가 이런 지지 반응이나 트윗 만으로 성소수자 사회 문제나 교육 문제를 접근할 일은 아니다.
조 하딩 프로리다 주의원은 이 법안이 단지 부모에게 힘을 실어주는 의도로 발의되었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었다. 하지만 토드·제프 델메이는 프로리다에서 결혼한 첫 동성애 커플로 부모보다 아이의 안전이 먼저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반발해 왔다.
사라나 토드 등 성소수자 부모들의 성 정체성 문제는 성소수자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자유롭게 성을 선택할 권리는 물론 누구나 행복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인류 보편주의 의식이 점차 UN 인권보호 차원에서 힘을 얻고는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사회의식이 선진화될수록 성소수자의 커밍아웃은 증가할 것이다.
교육 문제로 불거진 화두가 법적 문제로 비화된 데다 사회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논란이 진전됨에 따라 국제사회에 적잖은 파장은 미칠 거로 예상된다. 어느 사회에서나 안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성교육과 성정체성 교육의 경우 성소수자의 권리는 물론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로서 갖는 권리 모두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건 맞다.
이제 성소수자 LGBTIQ+ 언어와 공공장소에서 쓸 수 있는 ‘화법’ 연구가 본격 궤도에 오른 셈이다. 모든 계층과 성별을 떠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LGBTIQ+ 화법을 할 때가 오고 있다.
옛날에 문제되던 게 지금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이치와 같다.
양병현 Ph.D.
국민교육혁신포럼 회장
현주 기자 sockopower@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