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는 길이 있다
등산인구 2,600만 시대다. 한 번도 산을 오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산을 오른 사람은 없다. 산은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 행복지수를 높여 주는 곳이다.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서 산을 오르고 힐링을 위해서 산을 오르며 타인과의 소통을 위해서 오른다. 아름다운 대 자연을 경외하며 두발로 직접 부딪혀 쓴 진정한 산꾼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발아래 먼 산 찾아서’는 산이 품고 있는 자연의 역사와 그 자연에 기대 있는 인문을 기록한 책이다. 여계봉 작가는 산은 곧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산으로 가는 길은 자연순례이자 마음순례이며 인문순례라고 한다.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그 길은 걸으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정신없이 살아온 삶이 보이고 그 삶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이 보인다. 삶이 어렵다고 느낄 때마다 그 길을 걸으며 자신에게 묻고 또 묻는다. 인생에서 어려운 문제들은 산을 걸으며 풀어 낼 수 있었다. 산을 좋아하고 산으로 가는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단순하고 명쾌하게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 순례는 곧 삶의 순례다. 저 발아래 먼 산을 바라보며 큰 숨을 들이키는 것은 미쁨으로 올리는 기도와 같다. 자연을 품은 산사람들은 자기동일성을 회복하는 온전한 사랑의 표상이다. 작가는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수 없이 산을 오르면서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을 걸었던 것이다. 그 발자국들이 만들어 낸 마음의 큰 숨이 ‘발아래 먼 산 찾아서’로 나오게 된 것이다.
세상의 높고 낮은 산을 바람처럼 두루 돌아보고 온 여계봉 작가가 ‘발아래 먼 산 찾아서’를 내놓았다. 떠남과 머무름에서 자유로운 작가의 산행은 어디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여유로움의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산마다 품고 있는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풀어 놓은 ‘이야기가 있는 인문산행기’다.
길은 만나고 갈라진다. 삶도 만나고 갈라진다. 어떤 사람은 걷기 위해 걷고 또 어떤 사람은 가기 위해 걷는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집으로 가는 길이다. 길은 떠나기 위해 존재하고 길은 돌아가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모든 길은 신비롭고 매혹적이다. 그 길을 여계봉 작가는 수없이 가고 또 수없이 왔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바이칼에서 히말라야까지 걷고 걸으며 삶을 만나고 사랑을 채우고 감동을 느끼고 감사를 배웠다. 아름다움에 목이 메이기도 하고 행복에 겨워 눈물이 나기도 했으며 지구촌 사람들은 모두 다 선하고 소박한 한 송이 산꽃 같았다고 작가는 고백한다.
자연과인문 刊 / 여계봉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