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곳은 없다’ 장소불문하고 죽어가는 여성들, 누구에게 치안이 좋은 건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기자단 / 현은빈 인턴기자] 지난 15일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대학생 A(20)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피해자가 3층에서 추락했다는 점과 성폭행 흔적 때문에 타살 정황이 분명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동급생 B(20)씨를 용의자로 지목하였다.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자백하였다. 


피해자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까지 숨이 붙어있는 상태였으며 추락 후 1시간이나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B씨는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되었으며 불법 촬영 시도 정황도 포착되었다. 인하대 사건은 캠퍼스 내에서 살인이 일어난 것으로 대학을 안전한 장소로 생각했던 학내 구성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런 점에서 이 사건은 대중들의 큰 관심을 불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관심을 불러온 것은 언론과 대중들의 반응이었다. 대다수의 언론은 언제나처럼 윤리 보도 원칙은 지키지 않은 채로 피해자 신상 보도와 ‘나체’, ‘여대생’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반면 가해자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때 받은 상까지 끌고 나오며 가해자를 두둔했다. 또한 일부 대중들은 피해자가 나체로 발견된 사실에 발견 당시 사진을 찾으려 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 이런 점은 불법 촬영 피해가 알려졌을 때 이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려는 시도와 같다. 


게다가 밤늦게까지 술을 먹은 피해자의 행실이 범행을 불러왔다고 생각하며 딸들에게는 행실을 조심해야 한다는 일부 부모들의 사례가 인터넷에 퍼졌다. 아직도 피해자에 대한 인식 수준이 바닥을 치며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들이 존재해 2차 가해가 심각하게 일어나지만, 과거와는 대비되는 인식도 많아졌다.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를 비판하는 일부 언론들과 대중들이 많아졌으며 가해자의 가해 사실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도 늘었다.


이번 사건에 여성들은 크게 분노하였다. 하루에 몇 번이나 쏟아지는 여성들의 성범죄 피해 사실과 죽음 소식에 캠퍼스라는 공간에서의 범죄가 겹치자 더 분노한 것이다. 분노는 B씨가 형량을 어떻게 받을지에 따라 또 달라질 것이다. B씨는 살인죄가 아닌 준강간치사로 구속되었는데 피해자를 숨지게 한데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피해자를 1시간이나 방치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있지 않느냐는 시민들의 반응이 있다. 또한, 살인죄와 준강간치사 혐의는 형량이 다르다.


형법 제250조에 따르면 살인죄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준강간치사죄는 형법 제301조의 2를 적용받는다. 형법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살해했을 때는 사형 또는 무기 징역에 처하며, 사망에 이르게 했을 때는 무기 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B씨는 살해 혐의를 적용받지 않아 유죄가 인정되면 후자에 따라 형량이 적용될 것이다.


제297조에 따르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297조의 2는 유사 강간으로 폭행이나 협박으로 성기를 제외한 신체에 성기를 제외한 신체 일부나 도구를 넣을 경우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게 된다. 제289조에 따르면 강제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B씨에게는 불법 촬영 혐의도 추가되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신체를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사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여성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지난 2020년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의 약 90%가 여성이고 약 90%가 넘는 성범죄 가해자가 남성이다. 또한,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다. 성범죄 같은 강력범들을 못 잡는 것이 아니다. 2022년 2분기 범죄 검거율에 따르면 강력 범죄는 90%가 넘는 검거율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검거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며 재범률을 높인다. 


사법부는 가해자에게 미래가 창창하다거나 호기심,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를 들며 감형해준다. 그러나 피해자가 겪었고, 겪을 고통과 잃어버린 시간은 고려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노를 불러온다. 보수적이고 시대에 뒤처진 사법부의 판단들은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하대 사건도 당연히 형량에 대한 관심이 생긴다. 인하대 사건 가해자는 20살 남성으로 대학 신입생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범죄 피해 사실에 크게 분노하고 사람들에게 크게 인식된 사건이 있었다. 2016년 5월 17일 새벽 1시경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이다. 서울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노래방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한 여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남성과 여성은 서로 일면식도 없었다는 점과 가해자는 화장실에서 대기하며 피해자가 오기 전 30분 동안 다녀간 남성 6명은 그냥 보내고 여성인 피해자를 노렸다. 


가해자는 이전에 조현병을 진단받았으며 여성에게 피해망상을 보였다. 강남역 살인 사건은 여성 혐오 범죄냐 아니냐로 갈등을 빚었지만, 여성 혐오 범죄로 대표되는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2017년 4월 13일 대법원은 징역 30년을 확정했고 가해자는 현재 복역 중이다. 사건이 일어나고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추모가 열렸으며 매년 추모 행사가 열리고 있다. 추모 장소에 붙여지는 추모 메시지에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 ‘여자라서 죽었다’ 등의 메시지가 있다.


많은 시민은 한국은 치안이 좋다고 칭찬하며 다른 나라보다 살기 좋다고 한다. 카페에서 물건을 놔두고 자리를 비워도 괜찮으며 밤에 편히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점에다. 그러나 이런 치안은 국민성이 엄청나게 뛰어나기 때문은 아니다. 한국은 총기 소지 금지 국가에다가 국민 감시 및 통제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민등록증, 사방에 깔린 CCTV나 블랙박스를 생각하면 다른 나라보다 치안이 좋을 수밖에 없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저 길거리를 안전하게 다니고, 어떠한 옷을 입어도 위아래로 훑는 시선을 받지 않으며 집이나 직장 같은 공간에서 안전이 보장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런 것을 꿈꾸는 것은 이상적이다. 세상에 완벽한 안전은 없다. 그렇다고 실현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도덕성을 갖추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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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07.22 17:34 수정 2022.07.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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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