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져 가는 남북 갈등, 한반도의 평화는 어떡하죠? 유럽 연합이 주는 의의를 살펴볼까

평화를 위해 시작된 유럽의 통합

유럽연합과 한반도는 무엇이 다른가?

한반도의 방향은?

*본 기사는 2022메디치미디어에서 출판된 윤성욱·안병억·김유정의 저서 <EU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찾다>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청소년의회 기자단 / 임아영 인턴기자]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이 지났다. 이 기간에, 한반도의 우리는 끊임없는 긴장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사람마다 통일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가며 정권마저도 일관된 대북정책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확실한 것은 현재의 기약 없는 휴전상태와 이에 따른 긴장감을 타개하려는 노력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상황에서 흥미로운 책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2022메디치미디어에서 출판된 윤성욱·안병억·김유정의 저서 <EU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찾다>는 유럽연합의 모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그려본다. 동아시아의 한반도에서 웬 난데없는 유럽연합인가? 사실 한반도의 통일을 얘기할 때 가장 일반적으로 참고하는 사례는 독일의 통일 사례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그러한 독일이 속한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을 주목한다. 후술하겠지만 유럽연합의 궁극적 탄생 계기는 전쟁 종식과 평화였기 때문이다.


6개국으로 시작한 유럽공동체는 2022년 현재 27개국이 참여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등 여러 국가가 EU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자국 고유의 화폐, 법 등을 포기하고 유럽이라는 공동체와 통일하는 것에 동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것이 지역의 평화에 어떤 연관을 갖는가? 본 책은 바로 이에 관해 이야기한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EU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찾다>를 참고해 평화를 위해 시작된 유럽 통합 과정을 보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평화를 위해 시작된 유럽의 통합

유럽연합의 탄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근현대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에는 1648, 30년 전쟁이 끝나면서 체결한 베스트팔렌 조약의 등장과 함께 영토를 중심으로 하는 민족국가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단일 민족국가 형태는 곧 두 번의 세계대전을 맞이하는 초석이 되었다. 유럽 내 강대국과 약소국 관계가 갖는 위계질서가 생성되고, 식민지 개척 경쟁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패권 경쟁이 과열된 결과,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의 무대가 유럽이 되었다.


이 두 번의 전쟁으로 유럽의 경제는 붕괴했다. 더불어 소련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위협에도 놓이게 되었다. 유럽이 직면한 큰 과제는, 이전과 같은 전쟁이 재발하지 않는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되었다. 이전과 같은 전쟁이 발발하지 않으면서 유럽 경제를 재건하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이때 유럽은 유럽에서 반복되는 민족국가 간 경쟁, 대립을 벗어난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유럽 통합의 과정

이후 유럽은 19516개국이 ECSC(유럽석탄철강공동체, 석탄과 철강의 생산 및 판매 공동 관리)에 참여하였고, 1957년에는 EEC(European Economic Community, 유럽경제공동체)Euratom(European Atomic Energy Community, 유럽원자력공동체)이 창설되었다. 이후 이 3개의 공동체로 운영되던 유럽은 1967년 통합조약을 발표로 합병되어 유럽 공동체(EC, European Communities)’로 재편되었다. 이로써 각자 존재하던 기구들도 통합되어 하나의 이사회, 집행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EC는 공동체 내 관세 철폐, 공동 관세 시행, 공동 시장, 공동 농업 정책을 추진했다. 1970년에는 EPC(유럽정치협력, European Political Cooperation)가 설립되어 국제무대에서 공동체 차원의 외교 정책을 취하는 바탕을 마련했다. 1987, 모든 무역장벽을 철폐하는 ‘SEA(단일유럽의정서)’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1980년대에는 유럽연합조약(마스트리흐트조약)을 체결해 ‘EU’가 되었다. 큰 변화는, 유럽 통합이 이전까지 경제 분야에 국한되었던 것을 뛰어넘어 외교·안보, 국내 정치 분야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에 있다. 이로써 이후에는 유로화를 사용하는 국가들을 지칭하는 유로존(Eurozone)’이 등장했고, 1993년엔 EU 가입 자격요건을 규정하는 코펜하겐 기준을 합의했다. 이 기준은 민주주의, 법의 지배, 시장경제, EU 법규 의행 능력 등을 중요시하며 현재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유럽연합과 한반도는 무엇이 다른가?

더 이상의 전쟁과 위기를 종식하고, 평화를 구축해야 하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과거 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렇지만, 유럽연합의 사례와 한반도 사례는 분명 다른 점이 존재한다. 유럽연합은 성공적 분쟁 해결의 사례이자 발전된 공동체로 평가받지만, 한반도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본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이야기한다.


1. 경제협력의 강화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는 성공하고, 개성공단은 중단된 이유는?-

흥미롭게도 초반의 노력은 유럽과 한반도가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 유럽 통합의 출발점에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있었다면, 한반도에는 개성공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차이점이라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는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현재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었지만, 개성공단은 남북한의 갈등이 생길 때마다 가동이 중지되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것.


어떻게 유럽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 회원국 간 갈등을 극복했는가? 유럽통합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장 모네(Jean Monnet, 1888-1979), 회원국들의 갈등은 시장이 형성되어 갈등 당사자들의 이익이 공동으로 실현될 때 해결된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모네는 갈등이 심했던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서 경제적 실익을 낳을 수 있는 경제통합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 유럽은 단일시장 창출의 기반을 닦았다. 이후 유럽연합은 지역 내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게 되었다.


2. 지역 간 격차 해소 – 경제 격차 끝판왕 한반도, 27개국의 연합인 유럽연합의 격차 해소 방법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에서 시작해 유럽연합이 되기까지 확대를 거듭한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 경제 격차를 실감했다. 단적인 예로 2007년 유럽연합에 가입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유럽연합 27개 회원국 1인당 평균소득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35% 수준 정도였다. 그리고 이 격차는 유럽 통합의 진전을 방해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유럽연합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였고, 그 결과 현재 유럽연합은 다양한 격차 해소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유럽지역개발기금(ERDF), 유럽사회기금(ESF), 유럽농업보장기금(EAGF), 유럽농촌개발농업기금(EAFRD), 유럽어업기금(FIFG) 등이다. 현재까지도 유럽은 총예산의 1/3 가량을 이 지역 정책에 배분하고 있다.


한반도의 경제적 격차는 절대 적지 않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유럽 통합 과정에서 국가 간 격차는 결속력을 약화했고, 유럽연합은 현재까지도 이 부분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부분은 우리가 진지하게 고려해보아야 할 부분일지도 모른다.


3. 정체성 – 줄어드는 한민족 정체성. ‘유럽인의 정체성은 어떻게 확립됐는가?-

한민족으로서의 공감대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분단 전을 기억하는 세대는 이미 고령이 되었고, 한반도의 교류는 한정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반만년의 역사를 공유했던 한반도는 100년도 채 되지 않는 분단기간 동안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이 흐릿해져 가는데, 27개국의 규모를 가진 유럽연합은 어떻게 유럽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는가?


유럽연합은 경제적 이득뿐 아닌 공유된 정체성을 형성하고자 노력해왔고, 현재에도 이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럽 국기, 유럽가, 유럽의 날들을 만들었고 유럽 시민권이나 유럽의회 등 유럽이라는 의식을 높이려 했다. 또 앞서 서술했듯 공동 시장, 공동의 법, 공동외교안보정책 등을 실천해오고 있으며 역사 정책에서도 유럽박물관과 같이 공동의 정체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 중이다. 각국의 도시에서 개최되는 행사인 유럽문화수도 등 공동의 문화공간을 경험해보는 문화정책도 존재한다. 그 외에도 대학 간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에라스무스(Erasmus), 언어교육 프로그램 링구아(Lingua) 등의 수많은 교육 프로그램이 시행 중이다. 유럽연합의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경제 부분에서의 협력 등으로는 공동체가 연대하기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한반도의 방향은?

당신이 통일을 바라건 바라지 않건,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존재함은 부정할 수 없으며 이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그 여러 가지 방향성 중 하나로, 유럽 연합의 통합 사례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유럽에서 평화를 위해 시작한 통합에 현재는 27개국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이 현재까지도 세계에 큰 영향을 주는 큰 공동체가 되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위에서 함께 살펴보았듯 끊임없는 유럽 국가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전쟁을 반대하는가?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가? 한반도의 방향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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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2.07.25 14:02 수정 2022.07.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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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