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VOW=현주 기자]
[세상소리뉴스=VOICE OF WORLD] 한덕수 총리가 27일 대정부 질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처지를 방어하기 위해 고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차용했다.
“못 해 먹겠다”이다. 한 총리는 “제가 모셨던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국회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게 진척되지 않는 환경이 되니” 그 말을 하더란다.
차용은 새로운 문맥에서 창의적인 의미 산출을 위해 종종 쓰인다. 문맥에 따라 편의적으로 갖다 쓰기도 해 본래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 질의 때 답이 궁색해 나왔던 “대통령이 처음”이란 발언에 대해, 한정애 민주당 의원이 한 총리를 상대로 대정부 질의에서 문제 삼았다.
“대통령이 처음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생소하긴 했지만, ‘유머’ 표현이기도 했다. 한 의원이 한 총리에게 윤 대통령 발언의 적절성을 물었던 터다.
한 총리는 “대통령이 처음이라”는 윤 대통령 사용 문맥을 “못 해 먹겠다”는 노 전 대통령 사용 문맥에 갖다 붙였다. 억지로 갖다 붙인 건가.
유의미한 차용 경우, 본인 생각대로 잘 안 돼 ‘못 해 먹겠다’고 했다면, “대통령이 처음이라”도 본인 생각대로 잘 안 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유머 감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여유가 있고, 정치적 표현력에서는 다소 유체이탈 화법인지라 상황 대처 능력과 감정 통제 능력은 있지만, 진정성에 의심을 받는 대목이다.
문제는 민주당 공식 논평이다. 차용은 성역이 아닌데, 한 총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어법을 윤 대통령 실언을 감싸는데 차용했다며 예민한 비판을 냈다.
오영환 대변인은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였던 한 총리가 조문조차 오지 않았다며 “배은망덕”하고, 고인을 “이용”했다고 “염치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오 대변인은 “대통령이 처음이라”는 발언을 노 전 대통령 문맥이 아니라, 다른 데서 찾았다. ‘실언’이며 ‘무책임한 행위’에 나온 발언이란다.
문맥은 갖다 붙이면 되기는 한다. 반대로 “못 해 먹겠다” 발언을 오 대변인이 쓴 문맥에 붙이면, ‘실언’에다 ‘무책임한 행위’에 나온 발언이 된다.
조문하지 않았다고 해 “배은망덕” 표현도 과하지만, ‘윤심’만 살펴 ‘윤비어천가’를 부른다는 표현도 이념과 진영에 묶여 비판만 하는 처사로 보인다.
오영환 대변인 지적대로, 한덕수 총리는 늦었지만 고 노무현 전 대통령께 “사죄”하고, 국민께는 ‘모시는 분’을 위해 “사죄”한다면 훌륭한 인품 평가는 듣는다.
현주 기자 sockopower@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