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드는 과정
아이가 그리고 방바닥 한가득 널부러져 있는 그림들을 클리어 파일에 모아두었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는 모습은 신비하고 놀랍다. 적었다. 쪽지고 어디고 손에 잡히는 곳에 적어두었다가 매일 육아일기에 기록해두었다.
아이 그림과 말로 그림책을 꾸려보면 어떨까? 그동안 모아둔 그림들을 꺼내어 휘휘 둘러보며 몇 가지 주제가 떠올랐고, 파일에 번호를 매기고 복사해서 분류 작업을 반복해서 했다. 육아일기에서 한 말들을 꺼내어 날짜별로, 다시 주제별로 공책에 옮겨 적은 후에 그림과 맞추어 보는데, ‘말’이 턱없이 적었다. 말보다 그림으로 표현한 세계가 크고 많았던 것이다.
4살 때 그림은 종이 한 장에 그림을 수없이 덧그리는 바람에 몇 장 건지기 어려워서 주로 5살과 6살 때 그림들이 선택되었다. 분류하고 또 분류하고 그림이 너무 많아서 숨이 막힐 때도 있었지만 아이가 가장 이쁠 때로 되돌아가 기분은 한없이 좋았다.
그리고 이때에야 비로소 아이 그림을 찬찬히 음미해볼 수 있었다. 아주 단순하게 사물과 상황과 기분과 상징들이 표현되었고, 이런 얼굴표정과 동작을 인생에서 두 번 다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다섯 살, 여섯 살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생각과 선이었다.
기획 의도는 여섯 살의 가치이다
첫 책 <그림책국어1 해 물어>가 나오자 아이는 “지금 (9살) 그림도 많은데 왜? 못생긴 그림으로?” 만들었나 의문과 불만을 표출했다. 왜냐고 하면 두 번 다시 네 인생에서 이런 그림을 못 그리니까. 이런 그림은 이때만 그릴 수 있으니까.
이 시기 아이들이란 자기 발로 돌아다니며 바깥세상을 능동적으로 탐색하기 시작한다. 인간의 놀라운 능력인 말을 시작하는 때이며, 자기가 보고 겪는 세상을 그림 등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때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웅장하게 비약/발전하는 때로 그걸 드러내 보이고 싶었다. 이걸 어른의 말과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보다 아이의 말과 그림으로 드러내 보자. 그러자!
어린이 독자와 어른 독자들께서 이 책을 보면서 6살 그때로 되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포근하고 느긋한 독서시간이 되시길.
목차
안 가르치는 책 / 9
여는 말 : 우렁찬 심장 소리 / 11
<그림책국어1 해 물어> 여는 말 : 사람은 어떻게 해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나? / 14
가. 낚시 / 22
나. 화천강 붕어섬 / 42
다. 애기 빨강이 / 56
라. 여자 빨강이 / 76
마. 언니 곰돌이 / 104
바. 언니니까 잘해 / 134
사. 말놀이 / 184
- 노래 : 빠빠 노래/ 예요 노래 / 거울 예요 노래
- 유행어 말놀이 : ~죽갓네/ ~뭘
- 댓구 놀이
닫는 말 : 언니는 여자야 / 197
부록 : 해설 / 199
책속으로
저자 소개
황이산 어린이 /2010년 생 / 2017년 강화초등학교 입학 / 2019년 1월 15일 현재 2학년을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