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배설물을 똥이라 한다. 우리는 똥이란 말만 들어도 얼굴을 찌푸린다. 그러나 똥만큼 당연한 이치도 없다. 음식을 먹어야 동물은 생명을 유지해 나가기 마련인데 생명 유지의 음식을 먹고 난 배설물이 바로 똥이기 때문에 지구상에 동물이 살아가는 한 똥은 말마다 배출된다. 배출되지 않으면 그 동물은 이상이 생긴 것이고 그로 인해 죽게 된다.
대부분은 배설물들은 자연의 순환 고리에 의해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 똥이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영양분이 된다. 우리 사람들도 똥을 자연으로 되돌려왔다. 일부러 똥을 썩혀서 농작물의 비료로 이용하여 왔는데 이것이 유기농법이다. 소나 돼지, 닭 등 가축의 배설물도 썩혀서 농사짓는데 비료로 요긴하게 사용해왔다.
그러나 인구가 불어나고 산업발전에 따라 똥을 자연으로 순환이 어렵게 되었다. 냄새나고 지저분한 똥을 처분할 인력도 없을뿐더러 그것을 사용하여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지저분한 배설물을 거름으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화학비료 등이 나와 냄새나고 역겨운 똥을 비료로 사용할 농부가 없어졌을 뿐더러 그런 방법으로 생산한 농작물을 소비할 소비자가 없어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시화로 가옥구조가 변화됨에 따라 화장실은 수세식으로 변화되어 똥을 하수구로 흘러보내게 되었다. 하수구를 통해 역겨운 배설물을 깨끗하게 위생적으로 처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하수구를 통해 강으로 흘러나가 정물에 의한 정화로 자연으로 보내지게 되었다.
똥이 자연으로 순환하는 방법이 변화되어 화학비료에 의해 농작물을 재배하다 보니 생태계의 균형이 깨져 병충해가 들끓게 되고 병충해를 잡기 위해 농약을 개발하여 살포하여 생태계의 질서를 잡으려고 했다. 그러자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깨어져 다른 동식물들까지 연쇄적으로 죽게 되었다. 사람들은 농작물의 수확은 늘어났지만 농약 살포로 생산된 농작물을 먹음으로써 각종 질병이 생겨나는 등 재앙을 맞고 있다.
사막지방에서 낙타나 야크, 말 등의 가축 배설물은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그것을 주워다가 집을 짓는 재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땔감이다. 지금도 유기농법을 사용한 나라에서는 배설물은 작물 재배를 위한 자원으로써 비료로 활용한다. 배설물의 자연 순환 방법이 하수물에 버려짐으로써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하여 강물로 흘러보내야 하고 강물의 물고기들의 오염을 초래하게 되어 그것을 잡아먹는 인간에게 각종 질병을 유발하게 되고, 물의 오염으로 인한 식수의 부족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옛날이야기 속에서 대동강 강물을 팔아먹었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화되어 생수를 사 먹는 사회가 되었다.
똥의 순환은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자연의 이치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막았으니 재앙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인간의 편리함 때문에 그리했지만 자연 순환이 막히면 결국 그 피해가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우리는 교육현장에서 자연의 순환 이치를 끊고 어린이들이 갖고있는 동심과 자연성을 자연스럽게 배출하지 못하게 수세식 화장실처럼 매끄럽게 흘러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음 놓고 뛰어놀지도 못하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학원을 전전하며 사용되는 현실은 달걀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케이지에 가둬 키우는 양계장의 교육이 아닌지 한번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양계장의 닭들이 배설한 똥은 작물을 키우는 비료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가. 학교 교육을 마친 어린이들의 뒤처리는 자연 순환이 아니라 인위적인 학원으로 배출된다. 자연 순환의 원리가 아니다. 똥의 지혜를 깨달을 때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김관식 kks419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