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드림의 싫존주의] 차례상 차리기가 정말 유교의 전통일까?


차례는 유교의 전통의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유교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도 우리처럼 상다리가 부러질 듯한 휘황찬란한 음식을 놓고 제를 지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중국에는 우리와 같은 차례상을 찾아 볼 수 없다. 심지어 차례를 지내는 경우도 흔한 모습은 아니다. 이유는 어렵지 않다. 대표적인 유가인 공자는 제사의식에 대해 적절치 못하다는 뜻의 말을 남겼다. 당연하다. 주술적인 행위인 제사와 유교는 서로 충돌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유교 경전 그 어디에도 신을 모신다거나 복을 비는 주술적인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에서는 왜 유교와 제사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우선 조선이 본격적인 유교국가가 된 것은 17세기 무렵의 일이다. 시기상으로 명나라가 무너지고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들어선 때다. 이상한 사실은 명을 숭상하던 조선에서는 이때부터 유교주의가 한층 강해졌다는 것이다. 당시 조선의 사대부들은 오랑캐 따위에게 명나라가 무너진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것은 곧 자신들의 입지 기반에 균열이 생김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의 유교는 보다 보수적인 방향으로 변해가게 되었다. 이때부터 한국의 유교는 서열주의가 깊어지고 지나치게 형식을 중히 여기면서 지배층의 논리에 충실하게 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한국의 차례상은 사실상 이때부터 생겨났다. 처음 차례에 관한 얘기를 한 사람은 주자인데 말 그대로 '차를 올리는 간단한 예'에 불과했다. 그것이 조선에서는 이상하게 변용되어 온갖 산해진미를 풍성하게 올려야 하는 의례행위로 바뀌어 버렸다. 그리고 그것은 30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마치 유구한 전통인 것처럼 받들여지고 있다. 전혀 유교의 이념에도 맞지 않고, 현실에도 전혀 맞지 않는 이러한 허례 행위는 왜 여태껏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을까?

흔히들 제사를 조상을 기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거짓말이다. 이 나라에서의 제사란 가부장과 적장자라는 서열주의를 공고히 하려는 가족공동체 순치 행위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제사의 내부적인 세칙들을 보면 술을 따르고 술을 올리는 사람의 순서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정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 그 정도가 복잡할수록 뼈대 있는 가문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여기에는 철저하게 장자와 아들만 우선 되어 있다. 그 외의 딸이나 며느리는 설자리가 없다. 공자도 주자도 그 누구도 이런 제사를 지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이 행위로 얻어지는 것은 가문 내의 굳건한 위계질서의 확립이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상에서 식사를 하여야 하고, 여자는 힘든 제사 의식을 준비만 할 뿐 술 한잔 올릴 기회도 얻지 못한다. 이것에 길들여진 인간은 소위 말하는 '토'를 달지 못한다. 가문 내 어르신 말씀이라면 이치를 논하기 전에 고개를 수그려야 할 것 같고, 비상식적인 요구에 대해서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이는 지배층들이 원하는 전형적인 세계가 아닌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유교에선 그 누구도 이런 세계를 말한 적이 없다.

더 이상 이런 바보 같은 허례허식 행위가 전통으로 포장되지 않아야 한다. 제사는 오로지 가부장 한 사람만 즐거워지는 지극히 비평등한 의식행위다. 가족이 한데 모여 다같이 먹을 수 있는 전을 굽거나, 아니면 피자를 구워도 된다. 그러면서 너희 할아버지가 실은 '바람둥이였단다'로 시작하는 뒷담화를 하면서 웃고 떠들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지금의 일그러진 차례상 문화보다는 몇십 배 건강한 명절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강드림

다르게살기운동본부 본부장

대한돌싱권익위원회 위원장

비운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편집부 기자
작성 2019.02.11 09:29 수정 2019.02.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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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