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이강민 기자] 직전 시즌 SSG 랜더스(이하SSG)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원형 감독 체제 아래 김광현(34), 윌머 폰트(32, 베네수엘라) 원투펀치를 중심으로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시즌 종반 불펜이 급격하게 흔들렸으나, 다인 마무리 체제와 화끈한 타격, 견고한 수비로 가을 무대까지 접수했다. 특히 최지훈(25), 박성한(24), 오원석(21), 전의산(22) 등 입단 당시부터 기대받았던 유망주들이 대거 성장하며 미래의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우승팀으로서 가장 늦게 시즌을 마감하고 팬들과의 만남 행사 등 누구보다 바쁜 겨울을 보낸 SSG는 빠르게 팀을 재정비하고 연속 우승의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다시 한번 왕조의 길로 입성하려는 SSG의 올 시즌 기대와 우려를 나눠 보았다.
기대점) 굳건한 투타 에이스와 성장한 야수진
SSG는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견고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호성적을 거둬왔다. 특히 직전 시즌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을 기반으로 용병 투수, 베테랑 불펜들의 활약이 고무적으로 이뤄지며 짠물 야구를 보여주었다.
2023시즌 역시 김광현이 건재하게 버티고 있다. 물론 대표팀에 차출되어 시즌 초반 컨디션 관리에 유의해야겠으나,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한다’라는 정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로메로(도미니카), 맥카티(미국) 등 최근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파이어볼러 용병 투수를 영입함으로써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타격 진에서는 서두에 언급한 최지훈을 기반으로 박성한, 전의산 등 유망주들이 잠재력을 폭발시킨 만큼 랜더스 필드에 더욱 화끈함을 선물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이스 최지훈은 이번 대표팀에 승선 될 만큼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며, 정교한 타격 능력과 더불어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까지 갖췄다. 최지훈을 중심으로 건재한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5), 최주환(34), 새 용병 에레디아(쿠바)의 뜨거운 타격 화력 쇼를 기대해볼만 하다.
우려점) 노출된 불펜 약점과 부상 그리고 안방마님
통합우승을 거두고 많은 화제를 모았던 만큼, 약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불펜의 과부하와 안방마님 포수의 부실함이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노경은, 김택형, 최민준, 서진용 등 베테랑과 신예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뒷문을 든든하게 받쳤으나, 후반엔 체력 문제와 상대의 분석으로 가장 부실한 뒷문의 구단 중 하나였다.
박종훈, 문승원 등 국내 우완 토종 에이스들이 복귀했으나, 여전히 제구와 구속의 측면에서 완전히 회복했다고 볼 수 없었으며 이들은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다.
특히 김택형은 직전 시즌이 끝나고 군에 입대했고(상무), 이태양은 이글스로 적을 옮겼으며, 노경은과 서진용 등은 이전부터 체력과 전력 노출로 뒷문을 불안하게 했었다.
가장 불안한 점은 역시 포수다. 직전 시즌 이재원, 김민식 등이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이 둘은 정교하지 못한 타격과 불안한 수비력, 도루저지 능력으로 팬들의 탄식을 불렀다.
팬들은 시즌 내내 걸출한 포수의 영입을 희망했으나, 올해부터 신설된 전체연봉상한액 제도와 구단 내부 경영 방침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체 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만 봐도 둘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었기에, 해결하지 못한 포수 문제는 스스로 반등하기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두 선수 모두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 포수기에, 아예 실망과 비난만 하기도 어려워보인다.
정상에 높이 오른 구단은 급격한 추락을 맞이할 때 한없이 무너지고 장기간 재반등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정상까지 오르며 쌓아온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정상을 노릴 땐 그 어느 등반 구단보다 거침없고 든든하다.
2000년대 후반 왕조를 건설했던 전신 와이번스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랜더스, 과연 올해도 정상에 안전 착륙할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