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애 작가님, 수필집 『투명의 흔적』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등단 22년의 흔적을 담은 수필집이라고 하셨는데, 긴 시간 글을 쓰셨네요. 현재 어떤 일을 있는지, 작품 출간 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현재, 작은도서관 부관장으로 근무 중이고, 문학아카데미에서 수필창작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투명의 흔적』 출간 이후에는 사진과 에세이 형식의 짧은 글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출간한 사진이 있는 산문집 『이미지 기록 蒼』 두 번째 책을 준비 중이거든요. 제가 발견한 다양한 시선을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으로 담는 작업을 꽤 오랫동안 하고 있는데,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음 작업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투명의 흔적』을 보면 작가님의 내면을 관통하는 소재가 많습니다. 또 행복에 대한 질문이 문장 곳곳에 묻어나는데 이러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있는지 여쭤 보고 싶습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평범한 순간에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인이 있고 이유가 있습니다. 별일 없는 것이 아니라 분명 별일이 있는거죠.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사람과 언어의 눈높이로 바라보면, 다른 내가 보이고 다른 사람이 보이고 다른 세상이 보입니다.어떤 이유로든 저의 단단한 생각과 그 단단한 생각이 깨지는 순간을 좋아해서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네요. 살아야겠다고, 스스로 변화하고 싶어 발버둥 치는거죠.
작가님의 수필에는 삶의 길에 대한 이야기가 소재로 자주 등장합니다. ‘길’ 위에서 만난 특별한 기억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영화와 책을 즐겨 보는 편인데, 그 안에는 수많은 길들이 있습니다. 특히 때때로 문득 가슴을 치는 영화가 있는데 ‘Knockin' On Heaven's Door(천국의 문을 두드리며)’입니다. 천국의 문을 두드리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두 청년. 그들은 천국에 가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다를 보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여행을 떠납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바다를 본 적이 없거든요. 결국 삶은 내가 닦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수필문학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신의 삶을 경건히 되돌아보면서 참회하고 각성하는 문학이 수필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를 감동시키는 보이지 않는 힘도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필에서의 '자기 고백'은 단순한 독백이 아니라 고해성사의 거룩함마저 있거든요. 수필은 작가의 체험이나 여러 가지 모습이 원형 그대로 작품 속에 그려져 나타납니다. 자기 기록의 문학이며 작가 자신의 삶과 사상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문학이기 때문이죠. 수필문학이 지닌 특성이자, 수필문학의 가치를 더욱 높여 주는 바탕입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니까요.
작가님의 수필은 단순한 경험의 나열보다 사유가 깊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독자들에게 좋은 수필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글을 쓰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심미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경험과 기억의 보따리를 풀어 현재에 나열하고 대개 스스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죠. 그것이 작가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수필 작가들이 자신이 생각하기에 재미있을 것 같은 주제에 관해 쓴다면 자신이 느끼는 즐거움이 분명 글에 묻어나겠죠. 작가의 경험과 심상을 가늠하게 해주고 절대적으로 공감하게 만들어 주는 글이 좋은 수필이 아닐까요.
수필 작가로서 작가님만의 수필을 규정해 주시겠어요.
작가는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사람입니다. ‘인생의 의미는 당신의 선물을 찾는 것이다. 삶의 목적은 그것을 주는 것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잠언처럼 철학에서 인간을 규정하는 명제에는 유난히 사유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수필은 사색의 문학입니다. 수필은 수필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함께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삶의 철학을 정리해 보는 문학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출간된 수필집 『투명의 흔적』은 어떤 독자들이 보면 좋을까요.
지금까지 삶을 잘 견뎌온, 지금을 잘 살아내고 있는 모든 분들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애쓰며 살고 있으니까요. 따뜻한 위로의 문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