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작품의 결점을 성찰해야 성공적인 작품을 남길 수 있다. 작가라면 명작 한 편쯤은 남기고 싶어 한다. 명작은 아니더라도 독자들이 인정해 주는 성공적인 작품 한 편쯤을 남기려고 애를 쓴다. 작가라고 해서 누구나 성공적인 작품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 작품은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성공한 작가의 대부분은 뼈를 깎듯 작품을 쓰고, 그 작품의 결점을 스스로 찾아내어 퇴고하고, 합평을 통해 결점을 성찰하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한다. 혹독한 합평 때문에 자존심이 자근자근 짓밟히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가슴앓이도 한다.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면 문인이라는 직함을 내려놓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성장통이 생략된 성장은 없다. 그런 혹독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서 성공적인 작품을 쓰겠다고 덤벼드는 작가들을 볼 때면 강도와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충 작품을 써서 성공한 사례가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런 사례 대부분은 출판사나 작가의 유명세와 더불어 거대 자본의 광고 효과가 만들어 낸다. 자본주의 논리에서는 흠이 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작품의 질적인 면에서 볼 때 노력의 산물과는 거리가 먼 “운이 좋아서”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운도 실력일까? 이런 경우 잠시 성공한 듯하지만, 실상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 성공적이지 못해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자업자득이란 말이 그냥 생긴 말은 아니다.
작가라면 다독(多讀)과 다필(多筆)이 필수이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함량 미달의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들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독서량 부족, 즉 읽기 부족에서 찾기도 한다. 함량 미달의 작품을 발표하면서도 철면피처럼 행동하는 작가도 있다. 자아도취에 빠져 허우적대다 못해 자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여러 지면에서 안도현 시인의 글을 인용하여 권위에의 호소를 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도 인용한다. 안도현 시인의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한겨레출판, 2009)의 마지막 부분 글을 그대로 인용하여 아래와 같이 읽어 본다.
시인이여, 누군가 당신 시의 결점을 지적하면 겸손하게 귀를 열고 가만히 들을 일이다. 얼토당토않은 비판이라도, 되먹지 못한 소리라도,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 해도 달게 들어야 한다. 독자가 당신의 시를 오독한다고 독자를 가르치려고 대들지 말 것이며, 제발 어느 날짜에 쓴 시라고 시의 끝에다 적어 두지 마라. 당신에게는 그 시를 완성한 날이 대단한 의미가 있을지 몰라도 독자는 그따위를 알려고 당신의 시를 읽지 않는다. 당신이 완성했다는 그 시는 당신의 마음속에서 완성된 것일 뿐, 독자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언제든지 변화하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 유기체인 것이다.
작가는 늘 자기의 작품이 지닌 결점을 되짚어보면서 성찰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세상에 내놓기 전에 다듬고 다듬을수록 완성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야 명작은 아니더라도 성공적인 작품이 탄생한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