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감시사회(파놉티콘과 시놉티콘)

김관식

현대사회는 감시의 사회이다. 파놉티콘이라는 말로 설명되는데, 이 말은 “모든 것을 다 보는” 시스템을 뜻한다. 파놉티콘 시스템은 맨 처음 영국의 법학자요, 철학자인 벤담(Jeremy Bentham : 1748-1832)이 제안했는데, 원형 감옥 시설로 수감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자는 단순한 사법제도의 개혁을 위한 제안이었다. 

 

그 후 푸코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파놉티콘의 원리가 단순히 감옥의 관리와 운영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시와 통제의 원리, 그리고 권력관계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파놉티시즘을 통해 감시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뒤부터 파놉티콘은 바라봄-보임(see-being seen)의 결합을 분리하는 장치라는 의미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오늘날 지구촌의 여러 나라가 여러 분야에서 디지털 매체나 기기로 감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분야에 바이오 파놉티콘, 범죄예방을 위한 CCTV, 유전자 감식, 각종 재해 예방 및 복구, 상업적 목적, 국방, 교통 통제, 주민 통제 등 감시가 일상화되는 디지털 파놉티콘 사회가 되었다.

 

불확실한 미래와 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우리 사회 곳곳에 꼼꼼한 감시가 우리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는 감시체제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줄 감시국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높아지고 있어야 한다. 첨단 디지털 감시기기가 발전할수록 공권력의 강화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복지사회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순기능의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그에 따른 역기능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 생활에 교통시설이 발달하여 먼 거리를 이른 시간에 편리하게 오갈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역기능으로 교통사고로 매일 많은 사람이 사망하거나 상해를 당하여 병원 신세를 지는가 하면, 편리하게 사용한 각종 비닐,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구촌을 오염시키고,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여 발전하지만, 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내 해양이 오염되어 생명의 위험을 느끼는 것처럼 감시사회는 우리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범죄로 악용되어 피해자가 생기게 되고,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되는 등 역기능도 뒤따르게 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19가 지구촌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들 각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감시사회의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수긍했을 것이다. 특정한 시간, 특정한 장소에 제한된 대중 감시를 넘어서 시간적, 공간적 제한을 초월하는 생명 감시사회로 핸드폰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가 일상화되고 있음을 실감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파놉티콘 시스템이 권력 기관이 권한의 한계를 넘어서 국민의 통제와 감시 도구로 쓰일 개연성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이는 권력의 집중을 권력의 분산으로 이끌어내고, 한 방향으로의 바이오 파놉티콘이 아니라 공동 감시가 가능한 시놉티콘(대중이 권력자를 감시하는 것. 서로 동시에 감시한다는 뜻)처럼 감시 체계가 다층적,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구조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놉티콘이라는 말은 노르웨이 범죄학자 토마스 매티슨(Thomas Mathiesen)이 명명한 말로 “언론과 통신을 통해 대중이 소수 권력자를 감시할 수 있는 사회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는데, 시놉티콘은 소수 감시자 다수를 감사하는 파놉티콘과 달리 소수의 감시자와 대중이 동시에 서로를 보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오늘날 인터넷이 세계 각국으로 개방되고, 공유,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에 의한 권력의 감시와 견제를 불러옴으로써 사회를 수평적 구조로 변화시키고 있는 시놉티콘 사회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쌍방향 감시, 역 감시를 가능하게 하는 시놉티콘 사회의 도래는 인터넷의 발전과 그 궤적을 같이 해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보 파놉티콘 시대는 권력자인 감시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감시하고 통제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행사함으로써 권력자들이 필요할 때 이를 악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나 핸드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감시자가 될 수 있고 감시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있다 하더라도 노출되어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인터넷이나 핸드폰으로 주고받은 모든 기록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디서 누군가에 의해 저장되고, 공유될 수 있는 파놉티콘 사회에 살고 있다. 거대한 디지털 파놉티콘 속에 갇혀서 누군가에 의해 감시되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시사회는 반드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항상 감시자에 의해 피해자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타인의 핸드폰 번호를 불법으로 이용하여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는 일, 불법 촬영으로 피해를 보는 일, 신용카드 복제 사용 피해, 등등 디지털시대 범죄로 악용되는 감시자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물질주의 사상으로 정신적인 가치를 도외시하고 탐욕이 자신을 지배할 때 디지털 기술은 권력자가 지신의 권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서로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감시사회의 순기능으로 현재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취약한 질병에 대해 사전 예측, 진단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희귀한 난치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개인 맞춤형 의료, 신의학 기술 개발, 질병 극복 및 건강 증진은 물론 후손들의 건강 유지까지 관리하는 의료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이며.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유전정보를 이용해서 물론 실종아동이나 치매 환자 찾기, 유해 발굴, 범죄자들의 DN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감시사회의 순기능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목적에 충실해야지 정보의 유출이라는 역기능으로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국민의 인권이 침해당하지 않도록 시놉티콘의 기능도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3.12.04 09:44 수정 2023.12.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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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