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위로와 치유의 상상력을 펼치자

신기용

왜 문학을 할까? 흔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받기 위해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지구상에 인간만이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받기를 갈망한다(?) 말과 글을 통해 표현하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동물들이 음성 신호로 표현하긴 한다. 하지만 인간만이 사실이나 허구의 이야기를 표현한다. 이를 전달하거나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문학에서 상처를 이야기의 주제 혹은 모티프로 채택하기도 한다. 문학은 상처에 관한 이야기들을 화자 혹은 등장인물을 통해서 표현하거나 묘사한다. 한국적인 한(恨)도 상처의 범주에 속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간접 체험을 통해 위로받고 치유하는 효과를 경험하기도 한다. 위로와 치유의 상상력은 문학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추구한다.

 

이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시의 근원적 추구 정신이나 궁극적 목적이 ‘상처받은 자에 대한 위로와 치유’에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위로’ 혹은 ‘사랑’이라는 말로 함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의 상처(아픔, 슬픔)에 대해 타인으로부터 위로(사랑)받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위로받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것으로 말미암아 또다시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만일 타인으로부터 위로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 인해 또 다른 상처를 입을 개연성이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위로나 위선적인 위로 때문이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해 주는 삶을 추구한다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을 비롯한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개인이나 집단의 상처를 형상화하거나 표현하기도 한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해 주기에 익숙해져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모두 위로받기를 갈망하기보다는 위로해 주는 실천적 삶을 살아가는 것도 좋을 성싶다. 

― 신기용, 제6평론집 『위로와 치유의 상상력』에서

 

문인은 맑은 영혼이 깃든 작품을 남기고 싶어 한다. 창작 작품을 통해 스스로 위로와 치유의 정결하고 순수한 마음의 정화를 추구하면서 문학적 카타르시스에 도달하기도 한다. 또한, 타인(독자)은 이러한 작품을 통해 공감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감동의 여운을 오래도록 마음속 깊이 새겨 놓기도 한다. 그 공감과 감동이 곧 위로이다. 그 위로는 약방의 감초처럼 마음에 깊게 팬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데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문학(예술)에서 감동과 공감은 매우 중요한 화두이다. 시 창작에서도 감동과 공감, 둘 다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 21세기 현대는 감동보다는 공감에 무게를 더 두는 경향이 있다. 20세기 주 독자가 감동의 여운이 오래 머무는 문학 작품을 선호했다면, 21세기 주 독자는 공감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다. 

 

이를 포함한 여러 이유로 현대 사회를 ‘공감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감동보다는 공감에 더 무게를 둔다는 의미이다. 현대의 독자는 문학 작품을 접할 때, 감동과 공감을 통해 위로와 치유의 사색 혹은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삶의 다양성을 수용하면서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는 공감의 태도를 더 확연하게 드러낸다. 

 

문인이여, 위로와 치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많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을 남기면 좋겠다. 위로와 치유의 상상력을 펼치자!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3.12.20 10:16 수정 2023.12.20 10:19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별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광주루프탑카페 숲안에 문화복합공간 #로컬비즈니스탐험대 #우산동카페 #광주..
2025년 4월 25일
2025년 4월 25일
전염이 잘 되는 눈병! 유행성 각결막염!! #shorts #쇼츠
2025년 4월 24일
2025년 4월 23일
2025년 4월 22일
나는 지금 '행복하다'
2025년 4월 21일
2025년 4월 20일
2025년 4월 19일
2025년 4월 18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6일
2025년 4월 15일
2025년 4월 14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