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인간의 향기

김관식

꽃은 향기로 벌과 나비를 불러들인다. 꽃처럼 사람도 향기가 있다. 사람의 향기는 품성에 우러나온다. 품성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서는 “사람 된 바탕과 성질, 성격”이라고 풀이되어있고, 비슷한 말로 인격, 인품 등이 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웹스터 사전에는 품성을 “한 인간의 개인적 본질을 구분해주는 속성이나 특성들의 통합된 총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품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것인가? 학자에 따라 서로 입장을 달리하기만, 후자의 처지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가고자 한다.

 

『탈무드』에 “생각을 조심하라. 생각은 말의 씨가 된다. 말을 조심하라. 말은 행동에 이어진다. 행동을 조심하라. 행동은 습관이 될 수 있다. 습관을 조심하라. 습관은 품성을 만든다. 품성을 조심하라, 품성은 운명을 바꾼다.”라는 말이 있다. 

 

꽃을 심어야 꽃이 피고 꽃향기를 맡을 수 있듯이, 사람의 향기는 좋은 생각을 심어야 그 사람한테서 고운 말과 선행으로 자라나고 습관이 되어 꽃처럼 고운 품성으로 고결한 향기를 내뿜어댈 것이 아니겠는가?

 

나쁜 생각을 한 사람은 남에게 상처를 주는 거친 말이 나올 것이고, 끝내 나쁜 행동이 습관화되어 항상 악취를 풍기는 사람이 될 것이다, 악취를 풍기는 사람을 가까이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악취를 풍기는 사람들은 자신의 악취를 없애기 위해 향수를 뿌려서 꽃향기를 내는 사람으로 위장하기 마련이다.

 

동양의 미인으로 중국의 당나라 현종의 후궁 양귀비를 손꼽는다. 그러나 절세미인이었지만 암내가 심해 항상 겨드랑이에 향주머니를 차고 다녔다고 한다. 몸에서 나는 악취를 감추기 위해 그리했지만, 사람의 향기는 미인들처럼 외모에서 풍기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의 품성, 말과 행동, 습관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물질 만능주의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사람의 품성을 평가하려는 오류를 범한다. 예를 들면 진한 꽃향기를 풍기듯 부유한 사람의 품성을 높이 평가하고, 야생화같이 가난한 사람의 품성을 낮게 평가하는 재력의 차이에 따른 고정관념의 오류, 수많은 사람이 우러러보는 자리에 피어난 꽃과 유사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의 품성을 높게 평가하고, 이와 반대로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피어있는 꽃처럼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의 품성을 낮은 것으로 평가하는 등의 지위나 직업의 차이에 따른 고정관념의 오류. 많이 배은 사람의 품성을 높게, 반면에 배우지 못한 사람의 품성을 낮게 평가하는 등 학벌에 따른 고정관념의 오류 등 사람의 품성 평가의 가치척도가 오염되어 있는 것이다.

 

재력, 지위, 학벌 등이 높은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많은 이들이 눈에 띄는 장소에 놓여있는 화분의 꽃처럼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품성 평가가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릴 개연성이 크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깊은 산중에 피어있는 야생화의 꽃향기를 맡는 경우는 극히 소수의 사람에 지나지 않지만, 공원이라 길거리에 심어놓은 화분에 핀 꽃들이 내뿜는 향기는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 이처럼 알려진 부자, 높은 지위,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우러러볼 품성을 지녔다면, 그 사람이 뿜어내는 향기는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악취를 풍겨내는 품성을 지녔다면, 그 사람이 내뿜어대는 악취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역사적으로 품성이 악하여 나쁜 일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우리나라 폭군으로는 연산군, 광해군, 그리고 간신 임사홍, 유자광, 이이첨 등과 일제강점기 이완용 등의 을사오적 등등 그들이 내뿜는 악취로 많은 사람을 고통으로 내몰았었다. 

 

오늘날도 우리 주위에는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꽃이 있는가 하면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꽃도 있다. 저마다 생존을 위한 전략이지만 꽃은 향기로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고, 악취는 파리떼를 불러들인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고운 품성을 지난 사람은 고운 향기로 이웃을 즐겁게 하지만, 악취를 풍기는 품성으로 이웃들을 괴롭히게 된다. 

 

꽃향기처럼 고운 향기를 품어내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고운 말과 행동으로 각자가 자신의 나쁜 버릇을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좋은 습관을 길러 품격이 높은 품성을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 정지원의 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처럼 짧은 순간을 살다 가면서 이웃들에게 사람다운 향기를 내뿜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단 한 번일지라도

목숨과 바꿀 사랑을 배운 사람은

노래가 내밀던 손수건 한 장의

온기를 잊지 못하리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도

거기에서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리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길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안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누가 뭐래도 믿고 기다려주며

마지막까지 남아

다순 화음으로 어울리는 사람은 찾으리

무수한 가락이 흐르며 만든

노래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뜻을

 

 

사람이 늙어갈수록 품격 또한 점점 높아져 가야 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대로 나쁜 습관을 못 버리고, 거친 말과 행동으로 고약한 향기를 내뿜어댄다면, 그 사람의 품성에 대한 평가는 무덤까지 가게 됨을 기억하라.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을 자닌 라틴어의 모멘토모리(mementomori)와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란 말을 늘 기억해야 한다. 꽃이 향기를 내뿜어내듯이 모두 좋은 생각의 씨앗을 마음 밭에 심어서 고결한 향기를 내뿜는 품성을 지닌 사람으로 오래 기억되시길 바란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01.01 10:04 수정 2024.01.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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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