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배 칼럼] 인공지능(AI)과 생각하는 컴퓨터

이윤배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그동안 여러 관점에서 많은 학자에 의해 연구되고 논의돼 왔다. 특히 1950년대 초, 상용(商用) 컴퓨터가 처음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을 때 놀라움과 함께 컴퓨터가 인간의 두뇌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컴퓨터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예측하지 못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하나둘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 까닭은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전혀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생각한다'는 것과 '계산한다'는 것은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고 있는 ’생각하는 컴퓨터(Thinking Computer)’란 보다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가진 컴퓨터, 즉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가진 컴퓨터를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의 지능과 유사한 인공지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 지능을 이해해야만 한다. 

 

인간 지능은 ‘기억, 학습, 연산, 그리고 창조력’ 등의 능력을 정교하게 결합한 것이다. 이 인간 지능은 크게 ‘학습에 의한 지식획득 능력’, ‘문제의 이해 능력’, 그리고 ‘지식을 이용한 추론 능력’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 지능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들 세 가지 기본 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학습에 의한 지식획득 능력 연구는 현재 매우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제의 이해 능력은 인간의 눈과 귀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패턴 인식 시스템을 통해 어느 정도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인공지능으로 구현 가능한 문제해결 시스템은 지식을 이용한 추론 능력을 채택한 추론하는 컴퓨터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 초창기에는 기호처리((Symbolic processing)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기호처리는 문자, 기호나 그 열(列) 및 그들의 체계를 컴퓨터로 처리하는 분야 또는 그 기법의 총칭이다. 그리고 수리논리학 분야에서 학자들은 추론 과정에 대한 정형화된 틀을 구축하였다. 처치(Church)나 튜링(Turing) 등은 이 틀을 기계에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으며, 특히 튜링은 튜링 머신(Turing machine)이라는 만능 기계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델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상용화한 1950년대 컴퓨터들은 사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계산하는 단순한 공학용 계산기에 불과했다.

 

1960년대에 들어 학문적으로 인공지능에 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인간의 지능을 컴퓨터 환경에 구현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넘을 수 없는 벽에 부딪혀 대부분 실패하고 말았다.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인간의 지능을 구성하는 요소가 매우 복잡하고 광범위해 기계적으로 구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벽에 부딪혔던 인공지능 연구는 1970년대 들어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 등장하면서 일부 활로를 되찾았다. 전문가 시스템은 생성시스템의 하나로, 인간이 특정 분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정리하고 표현하여 이를 컴퓨터에 기억시켜 일반인도 이 전문지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몸이 아플 때 의사의 직접적인 진료나 도움 없이도 병명을 알 수 있는, 인간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그 활용도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즈음 전문가 시스템과 패턴 인식시스템을 결합하여 인간의 손과 발을 대신하는 조작기(manipulator)를 붙여 놓은 ‘지능형 로봇’도 등장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연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은 1980년대 이후로서 신경망 모델(Neural Network Model)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신경망 모델은 데이비드 루멜하트(David Rumelhart)를 비롯한 일단의 학자들에 의해 병렬분산처리(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라는 연구 성과물로써 나타났다. 신경망 모델에서는 기존의 알고리즘을 통한 기호처리방식과는 달리 두뇌 신경 조직의 신경 세포들처럼 단순한 기능을 수행하는 처리기들을 대규모로 상호 연결한 후, 각각의 연결 강도를 조절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이를 계기로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퍼지 이론, 유전자 알고리즘, 기계 학습, 그리고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의 미래는 지나치게 희망적이지도, 그렇다고 비관적이지도 않다. 컴퓨터와 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따라 머잖아 훨씬 더 저렴하고 손쉽게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들어 선보이고 있는 오픈 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때아닌 이들의 등장은 경이로움과 함께 두려움마저 갖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지능을 완벽하게 대체할 인공지능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을 가진, 즉 생각하는 컴퓨터의 등장은 가능할까?”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이제는 ’예스(yes)‘다.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결국 생각하는 컴퓨터를 개발해 내고, 이로 말미암아 어느 날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들이 인간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르겠다. 영화 매트릭스나 아이 로봇, 터미네이터, 그리고 아바타 등에서 그려진 미래 지향적인 내용이 일부는 현실화하였고, 앞으로도 현실화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다만 그 시기가 문제로서 조금 빠를 수도, 조금 지체될 수도 있을 뿐이다. 

 

 

[이윤배]

조선대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

조선대학교 정보과학대학 학장

국무총리 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초청 교수 

한국정보처리학회 총무 부회장 

이메일 ybl1161@hanmail.net

 

작성 2024.01.08 11:30 수정 2024.01.0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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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