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과업 수행

신기용

신인상에 응모한 시와 소설에서 “이름 모를 꽃”, “이름 모를 새”, “이름 모를 벌레”라는 가치 없는 표현을 자주 만난다. 이런 표현만으로도 창작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작품에 “이름 모를 꽃, 새, 곤충”이라는 표현을 접하는 순간 더 읽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응모자의 심정을 고려해 끝까지 읽어 본다. 역시 가치 없는 작품이 대부분이다.

 

시인이나 소설가는 자연과 사물의 이름을 알든 모르든 그것을 형상화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과업을 수행해야 마땅하다. 

 

그 과업을 포기하고 “이름 모를 꽃, 새, 곤충”이라는 가치 없는 표현을 작품에 삽입한다면, 스스로 시인이나 소설가이기를 포기하는 거나 다름없다. 완성도를 향한 고투와 치열성이 부족한 결과이다. 

 

2009년, “이름 모를 꽃”이라는 시행을 접하고 이를 여러 지면을 통해 비판한 적 있다. 그 시인은 발끈하여 반박해 왔다. 기초 이론마저 무장 해제 상태임을 선언하는 꼴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한 법이다. 진정한 작가는 늘 자신의 작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부끄러워할 줄 안다. 부끄러움을 모르면 나르키소스(나르시스)처럼 자아도취에 빠져 몰락한다. 현재 한국 문단에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가짜 작가가 너무 많다는 점이 병폐이기도 하다.

 

시인이여, 소설가여, 용감하게 “이름 모를 꽃”이라는 표현을 작품에 삽입해 보시라. 그 순간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혹여 지금까지의 작품에 그런 표현을 삽입한 경험이 있다면, 이제라도 기초 이론부터 차곡차곡 공부하면서 극복하여야 할 것이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4.01.17 07:34 수정 2024.01.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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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