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외모에 대한 미의식은 시대에 따라 소속한 사회집단의 문화습성에 따라 다르다. 동양과 서양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동서양 모두 미모에 따라 차별하는 편견이 있었다.
오늘날도 여전히 외모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 심지어 부모나 선생님까지도 예쁜 아이에게 관심을 더 두게 된다거나 신입 사원을 뽑을 때 면접관이 외모가 출중한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편견이 작용하게 된다. 법적으로 외모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뽑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외모가 뛰어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회사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편견으로 외모가 못생긴 사람은 알게 모르게 손해를 입게 된다. 이처럼 외모는 능력과 업무수행에 관한 판단까지도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등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못생긴 사람은 낮은 자존감으로 대인관계에 있어서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고. 무력감, 좌절감, 등으로 스트레스에 빠질 우려가 크다. 그리고 그것이 굳어지게 되면 자기 효능감이 떨어져 머피의 법칙이 일어나게 된다. 그 반면에 잘생긴 사람은 자기 우월감으로 오만한 행동을 보일 개연성이 있으며, 자기 효능감이 넘쳐나 매사에 자신감이 넘쳐나 샐리의 법칙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자존심과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많은 사람이 미용에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하거나 성형외과를 찾고 있고, 체중을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 산업과 헬스장, 필라테스장 등 몸매 관리 업체가 성황을 이르고 있다. 동양의 관상학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음에도 얼굴로 그 사람의 운명을 평가하는 굳어진 편견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도 했다.
능력보다는 외모가 더 높이 평가받는다는 것은 인간의 평등권을 스스로가 위배하는 결과이고 사회적인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고, 외모지상주의로 외모를 꾸미는 화장품, 등 미용 관련 산업, 액세서리, 의류산업 등의 호황을 가져오겠지만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게 비합리적 비효율적인 사회가 된다.
외모를 가꾸는 데에만 과다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고, 내면을 가꾸려는 데에는 등한하게 된다.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는 외모가 아니라 인격이다. 그런데도. 외모지상주의가 생활문화로 굳어지게 되면, 허례허식, 외모 가꾸기, 등 거짓을 위장하기 위한 필요 이상의 과시 문화로 인해 불신 사회가 될 우려가 크게 된다. 외모로 평가하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빈번해지게 된다.
그래서 사람마다 타인보다 뒤떨어진 능력을 감추는 방편으로 외모로 위장하는 허례허식, 자기 PR 등 거짓이나 과대광고, 선전 문화가 생활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예를 들면, 사기꾼이나 불량배들이 자신의 콤플렉스를 숨기기 위해 외모에 신경을 쓰고, 비싼 장신구, 의복 등으로 치장한다거나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재력이 있는 사람처럼 위장하고 친절한 말투와 좋은 인상으로 접근을 시도하여 범죄행위를 일삼는 것은 외모지상주의 편견을 악용한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겉모습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다가 손해를 입었을 때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 사회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직종에 따라 외모가 필요한 직종은 미용업계, 연예계, 판매 서비스업 등이겠지만, 생산업종에서는 외모와는 관련이 없이 능력이 우선되는 등 직종에 따라 달라지지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여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버리는 사례는 너무도 많다.
특히 젊은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할 때 외모로 잘못 평가하여 평생을 후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얼굴이 예쁜 여자를 만나면 삼 년이 행복하고, 착한 여자를 만나면 삼십 년이 행복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면 삼대가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다. 외모로 결혼 상대자를 선택하는 것보다 인격을 갖춘 사람을 평생의 반려자로 선택하라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속담이다.
미국의 데버러 로우드는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편견』이라는 저서를 통해 외모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는 게 정당하다는 근거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첫째, 차별이 기회균등의 원칙을 어긴다는 논리이다. 모든 개인은 장점과 수행 능력으로 판단해야지, 상관도 없는 신체적 특성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근거는 외모에 의한 차별이 집단의 종속을 강화한다는 논리이다. 성, 인종, 민족, 계급, 연령, 성격 취향 따위로 생기는 약점을 한층 더 강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셋째 정당화는 외모를 기준으로 한 결정의 일부가 자기표현과 문화적 정체성을 부당하게 제약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미에 대한 기준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만, 사람의 아름다움이란 내면의 아름다움이 외모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을 바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관상학은 바로 내면의 아름다움이 습관화되어 외모로 나타났는지 또는 내면은 추한데 외모만 그럴듯하게 꾸며놓은 장식적 인간을 구별해 내는 안목을 길러야 인간의 아름다움을 바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라는 속담은 미의 보는 안목이 없는 편견이 심한 사람들을 꼬집는 말이지만, “초록은 동색”이라고 미에 대한 편견이 심한 사람은 그런 사람끼리 어울려 속고 속이고 비난하고 갈등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살이인 것 같다.
아름다움을 편견 없이 바라보는 눈이야말로 이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거짓 없이 바라보고 행동하는 사람은 항상 행복하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바로 보지 못한 편견이 심한 사람은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보지 못하고 추한 것을 아름다움으로 보고 뒤늦게 후회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일회성이다.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수 없다, 한 번의 편견으로 잘 못 결정한 일은 모두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인생을 후회 없이 잘 살사는 지혜를 기르는 일은 독서를 통해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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