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용 칼럼] 묘사와 진술의 조화

신기용

시나 수필을 쓸 때 넋두리, 피상적 주장, 자기중심적인 사고 등을 표현한다면 문제가 없을까?

일기에는 넋두리, 피상적 주장, 자기중심적인 사고 등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다. 시와 수필에서는 곤란하다. 이런 표현의 시와 수필은 함량 미달로 평가받을 수 있다. 

 

시 창작 용어 가운데 시적 묘사(설명적 묘사, 암시적 묘사, 주관적 묘사, 객관적 묘사)와 시적 진술(독백적 진술, 권유적 진술, 해석적 진술)은 매우 중요하다. 시를 창작할 때 묘사와 진술의 조화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이 용어는 수필에도 적용한다.

 

시와 수필에서 독백적 진술을 허술하게 하면 감정 과잉의 넋두리에 불과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권유적 진술을 허술하게 하면 비이성적인 피상적 주장으로 난삽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해석적 진술을 허술하게 하면 자기중심적인 표현을 벗어나지 못해 객관성을 상실한다. 이들은 감동과 공감의 표현과는 거리가 멀다.

 

문학에서 ‘산문적 진술’과 ‘운문적 진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수필에 ‘운문적 진술’에 무게를 둔다면 ‘시적 수필’이다. 수필에서 ‘산문적 진술’은 본령이다. 

 

누군가 당신의 시에 대해 ‘산문적 진술에 무게를 둔 시’라고 평가한다면, 그건 욕일 수 있다. 가짜 시인은 그게 욕인 줄도 모른다. 가짜 시인은 자기의 시집 해설에 이런 용어가 자리 잡고 있어도 칭찬인 줄 착각한다. 산문시도 ‘산문적 진술’의 바탕 위에 ‘운문적 진술’에 무게를 둬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산문시란, “산문 형식으로 된 시. 시행을 나누지 않고 리듬의 단위를 문장 또는 문단에 둔다. 산문과는 달리 서정적으로 시화하여 묘사한다는 데 특징이 있다.”라고 정의해 놓았듯, 산문시에도 운율(리듬)과 묘사가 중요하다. 

 

이는 ‘운문적 진술’에 무게를 둔다는 의미가 내포해 있다. 산문시에서도 독백적 진술, 권유적 진술, 해석적 진술을 촘촘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를 느슨하게 다루면, 넋두리, 피상적 주장, 자기중심적인 사고만을 표현하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시다운 시를 쓰려면 묘사와 진술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신기용]

문학 박사.

도서출판 이바구, 계간 『문예창작』 발행인. 

대구과학대학교 겸임조교수, 가야대학교 강사.

저서 : 평론집 7권, 이론서 2권, 연구서 2권, 시집 5권, 

동시집 2권, 산문집 2권, 동화책 1권, 시조집 1권 등

이메일 shin1004a@hanmail.net

 

작성 2024.01.31 09:37 수정 2024.01.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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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