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배 칼럼] 아시안컵 축구 유감

이윤배

지난 한 달여 동안 아시아 축구팬들을 흥분과 감격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축구 대회가 주최국 카타르의 2회 연속 우승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애초 우승 후보로 지목되었던 한국, 일본, 이란, 호주 등 강호들이 줄줄이 탈락하고 피파 랭킹 87위의 요르단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참가국별로 희비가 교차한 경기가 특히 많아 아시아 축구팬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는 아시안컵 축구 1회(1956년)와 2회(1960) 대회에서 거푸 우승했을 뿐 그 이후 60년 동안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이번에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걸출한 축구 스타들을 앞세워 64년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요르단과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 국민적 여망과 기대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최악의 결과 때문에 국내 여론 역시 최악인 상황이다. 비판의 목소리는 클린스만 감독 당사자는 물론 영입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킅린스만 감독을 고집스럽게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 대한축구협회에 집중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매 경기 빌드업 전개 과정이 계속 불안했으나 이에 유효적절하게 잘 대처하지 못했으며, 대회 내내 부진한 몇몇 선수들을 고집스럽게 계속 기용했다. 또한, 조별리그는 물론 8강, 4강 등 모든 경기에서 전술도 전략도 실종된 안타까운 모습을 연출, 감독으로서의 자질 부족을 극명하게 드러냈다. 그 결과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에서 무승부를 기록, ‘아시아 호랑이’에서 한순간에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는 수모마저 당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는 연장전까지 1-1로 맞선 끝에 승부차기로 승리를 했고, 호주전에는 후반 추가시간 동점 골, 연장전 손흥민의 프리킥 결승 골로 승리해 4강 문턱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4강전에서 그동안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요르단의 압박 축구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유효 슈팅 제로의 졸전 끝에 0-2로 완패당했다. 한국 축구는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채 1년도 안 돼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아슈라크 알 와사트>는 클린스만 호의 한국 축구를 “설득력 없고 형편없었으며, 최악의 재능 낭비 축구였다”라고 혹평했다. 그런데도 지난 8일 클린스만 감독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소 띤 얼굴로 입국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실패 대신 긍정적 요소가 많았다“는 등의 자기변명과 궤변으로 일관해 축구팬들을 아연실색게 했다. 

 

4강 탈락 후 축구팬들의 자진 사퇴 압력이 들불처럼 거세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 같다. 그동안 평가 전에서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축구 우승을 목표로 내세우며 자신을 방어해 왔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자진 사퇴도, 경질도 그 명분이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그 까닭은 피파 랭킹 94위의 베트남을 포함한 피파 랭킹 하위 팀들과 평가전을 통해 1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 온 점, 2019 아시안컵 8강보다 2023 아시안컵에서 한 단계 더 상승한 4강 진출을 달성한 점 등이 클린스만 감독의 방패막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지금 한국 축구는 더 발전하느냐, 아니면 더 퇴보하느냐의 중대한 기로(岐路)에 서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계속 잡게 된다면,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라는 말처럼 한국 축구대표팀은 발전보다는 퇴보와 함께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빤하다. 

 

따라서 한국 축구는 이번 기회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4년마다 반복되는 성토 축구를 다시금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한축구협회 내의 적폐 청산과 개혁이 먼저 이루어져야 순서다. 그리고 선수 선발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항구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K-리그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성원 역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수십억 원의 위약금에 발목 잡혀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망설이거나 유임시킨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이 바로 눈앞에 있는 지금, 대한축구협회의 용단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이윤배]

조선대 컴퓨터공학과 명예교수

조선대학교 정보과학대학 학장

국무총리 청소년위원회 자문위원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초청 교수 

한국정보처리학회 총무 부회장 

이메일 ybl1161@hanmail.net

 

작성 2024.02.15 09:42 수정 2024.02.15 10:02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한별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동영상 더보기
대청의 그거 왜 해?
광주루프탑카페 숲안에 문화복합공간 #로컬비즈니스탐험대 #우산동카페 #광주..
2025년 4월 25일
2025년 4월 25일
전염이 잘 되는 눈병! 유행성 각결막염!! #shorts #쇼츠
2025년 4월 24일
2025년 4월 23일
2025년 4월 22일
나는 지금 '행복하다'
2025년 4월 21일
2025년 4월 20일
2025년 4월 19일
2025년 4월 18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7일
2025년 4월 16일
2025년 4월 15일
2025년 4월 14일
2025년 4월 13일
2025년 4월 13일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