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1697∼1763)의 대표작이자 반자전적 소설로 1731년 간행되었다. 원제는 '슈발리에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슈발리에 데 그리외’는 명문 집안 출신의 젊은이다. 17세 되던 해에 아미앙에서 철학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중 눈부시게 아름다운 한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16세의 나이에 ‘마농’이라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향락과 사치스러운 여자로 부모에 의해 이곳 수녀원으로 가는 중이었고 슈발리에는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 그녀와 잠시 대화를 나눈 뒤 함께 파리로 도망치기로 한다.
파리에 도착한 그들은 얼마 동안은 좋았으나 돈이 떨어져 생계가 어렵게 되자 마농은 슈발리에가 외출한 사이 재물의 유혹에 넘어가 근처에 사는 B씨와 밀회를 하고 그리외의 부친에게 아들의 결혼 계획을 알리게 한다.
결국 거처를 알게 된 아버지에 의해 슈발리에는 집으로 되돌아오는 신세가 되고 집에서 지내던 중 친구 티베르주와 함께 신부가 되기로 하고 파리에 있는 신학교에 들어간다. 그런데 어느 날 마농이 신학교로 그리외를 찾아오고 그리외는 신학교를 뛰쳐나와 마농과 다시 시작하면서 행복을 꿈꾸었으나 마농의 사치는 그리외가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사치한 생활로 살림이 궁핍해지자 늙은 부자 노인의 돈을 우려내기로 사기 각본을 짜지만 계획이 사전에 발각되어 마농은 감화원에 그리외는 감옥에 수용된다. 그러나 그리외는 감옥을 탈출한 뒤 마농을 구출한다. 한편, 부자 노인의 아들이 마농에게 반하여 그녀를 탐하게 되자 이를 미끼로 사기를 치려다 또 다시 감옥에 들어간다. 슈발리에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석방되나, 마농은 미국으로 추방을 당하고 그리외는 마농을 쫓아 미국으로 건너간다.
둘은 그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나 마농의 아름다움에 반해 있던 총독의 조카가 둘이 결혼한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마농을 빼앗으려 하자 그리외는는 총독의 조카와 결투를 벌이고 총독의 조카에게 중상을 입히고 마농과 함께 사막으로 도망친다. 마농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그리외의 품에서 숨을 거두고 그리외는 마농을 모래 속에 묻은 뒤 프랑스로 돌아간다. 그런데 이미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그리외는 우연히 만난 여자, 마농 레스코에게 단번에 반해서 평생을 그녀와의 사랑을 위해서 배반, 불효, 패륜, 도박, 사기, 탈옥, 살인까지 저지른다. 바로 눈 먼 사랑이다. 그러나 두 주인공은 당당하다. 그들이 벌인 모든 일은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에 한 짓이기 때문이다. 마농은 돈을 받고 자신을 팔면서도 우리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한 일이니 당신도 이해해 주리라 생각하고 나도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한 짓이라고 한다. 그렇다 그 눈먼 사랑이 바람직한 사랑일까.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1689 ~1755)는 '마농 레스코'를 읽은 후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 그리외는 패륜아에 사기꾼이며, 여자 주인공 마농은 사치스럽고 행실 나쁜 여자로 둘 다 감옥과 감화원을 들락거리는 신세였지만, 그들이 그렇게 된 것은 사랑이라는 고결한 동기 때문이기에 둘의 행동이 비열하다고 해서 결코 그 고결함이 손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둘의 사랑이 비록 파멸로 끝났다. 그러나 사랑은 그 사랑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민병식]
시인, 에세이스트, 칼럼니스트
현)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현)신정문학회 수필 등단 심사위원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인문학칼럼 우수상
2021 남명문학상 수필 부문 우수상
2022 신정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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