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그곳에 가고 싶다′] 사하라 사막을 지나 아부심벨 가는 길

여계봉 선임기자

 

사하라 사막을 지나 아부심벨 가는 길

 

 

성스러운 ′나일의 별′ 시리우스가 

유난히 밝게 빛나는 날 새벽 

 

아스완을 벗어나

사하라 사막으로 들어서자

도시의 빛이 사라진 까만 하늘에는 

쏟아질 듯 온통 별들이 가득하다 

 

암흑이 서서히 걷히고 

오렌지 색 기운이 땅 위에서 솟아 나와 

하늘 위로 번져 오르기 시작하니

사막과 하늘의 경계 사이에는 

주황색 띠가 걸쳐진다

 

 

 

불모지 ′사흐라′와

생명이 사라진 적색 평원 ′아샤르′를 합친

사하라 사막

 

마침 사막의 끝 지평선에서

하얗고 둥그런 민 대머리 같은 하얀 것이 

빼꼼히 고개를 드는 듯하다가

주변을 붉게 태우듯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이집트의 태양신 라(Ra)가 

사막 한가운데에서 

태양선을 타고 서서히 떠오르니

 

아무것도 없는 망망 모래밭에

생명의 기운이 감돈다

 

 

누비아 소년 아부심벨은 

모래 속에 파묻힌 

람세스 2세의 신전을 찾아 

유럽 탐험대를 이끌고 

사막을 가로질러 간다

 

 

사막이 끝나는 

아부심벨 언덕 위에는 

람세스 2세의 아부심벨 대신전과 

그가 사랑한 부인 네페르타리의 소신전이 

나란히 나일강을 바라보며 서 있다 

 

이집트 왕국 3,000년 역사상 

가장 번영한 시대를 이끌었던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람세스 2세는 

 

신전을 호수 위로 옮기면서 

온몸에 조각조각 낸 생채기 때문이지 

얼굴에는 불편한 심기가 가득하다

 

 

아스완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창밖으로 눈을 돌리니 

사막 끝에 바다가 보이고 푸른 물결이 일렁인다

 

꿈을 꾸는 것은 아닌지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물 위에 섬들이 떠 있다

 

이것이 바로 말로만 듣던 

사막의 신기루인가

 

 

하지만 

사막의 끝 누비안 땅에 핀 

인류문명의 찬란한 금자탑 아부심벨은 

결코 사막의 신기루가 아니었다.

 

 

※아부심벨(Abu Simbel): 수단과 국경 지대인 이집트 남동부 누비아 지방에 위치한 마을. 기원전 13세기에 세워진 고대 이집트 19왕조의 3대 파라오 람세스 2세와 그의 부인 네페르타리의 신전이 있는 이집트의 유명한 관광지. 인접한 도시 아스완에서 주로 새벽 3~4시경에 여행사들이 제공하는 버스들이 출발하는데 황량한 사하라 사막을 가로질러서 이동하며, 편도로 약 4시간 정도 소요. 이집트 최대의 랜드마크 관광지 중 하나지만, 워낙에 접근이 어렵고 멀어서 그 명성에 비해서 찾는 사람들은 하루에 수백 명 정도로 적은 편이다.

 

 

[여계봉 선임기자]

수필가

공학박사

이메일 : yeogb@naver.com

 

작성 2024.02.29 10:58 수정 2024.02.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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