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차영 칼럼] <트로트>라는 용어를 <아랑가>로 통칭하자

유차영

대중가요 유행가 경연 열풍이 나날이 풍성하다.<트로트>라는 장르·용어에 매달린 바람이다. 한국대중가요는 1921년경 통창되기 시작한 <희망가>를 기준으로, 100년의 궤가 흘러왔고 흘러가고 있다. 아울러 오늘날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는 K-팝·K-컬쳐 깃발 펄럭거림과 열기 확산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트로트>라는 용어에 골똘해보면 마음이 밤이슬에 젖은 듯 눅눅해진다. 그래서 이 용어를, 순수한 우리 고유의 노래 아리랑과 가요를 융합한, <아랑가>로 통칭하기를 제언한다. 우리말은 <아랑가>, 한자로는 <我浪歌>, 영어로는 <ArangGA>로 표기하면 좋겠다.

 

<트로트>라는 용어는 1960년대로부터 우리 고유 노래의 한 장르로 통칭해왔다. 당시에는 뽕짝으로 칭하기도 했다. 이 <트로트>라는 용어는, 1910년대 미국에서 불린 <폭스트롯>(Foxtrot)이 시발점이다. 4/4 박자 4비트 리듬을 바탕으로 연주하는 춤곡으로, <폭스>(Fox)라고도 부른다. 빠르게 걷는다는 의미다.

 

이는 1914년 미국 보드빌 쇼에서 해리 폭스(Harry Fox)가 처음 선보였다는 것이 통설이다. 또한 당시 보드빌 쇼에서 주축을 이루던 래그타임의 댄스 스텝을 응용한 것이라고 보는 설도 있다.

 

이것이 일본으로 천이된 후, 엔카(演歌)에 접목되어 <도롯도>라는 어눌한 단어로 우리나라로 유입되었다. 이 말이 오늘날 우리가 통용하는 <트로트>라는 용어의 모멘텀이 되었다고 하는 것이 통념 통설이다.

 

그리고 그 뒤로는 아무도 말이 없었다. 그냥 덩달아 지속적으로 풍성거릴 뿐이다. 이렇게 60여 년의 세월 동안 귓전을 들락거렸으니, 생경(生梗)할 것도 없는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의 고유한 이름패를 달아야 한다. 늦었다. 하지만 늦지만은 않았다. 다시 100년의 뒷날, <아랑가>로 통용될 미래의 오늘을 앞당겨서 새겨보시라.

 

필자는 <트로트>를 <아랑가>로 통칭하자는 국민제안을 얼마 전에 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제안 코너로. 1AB-2312-0015650. 답변은 국립국어원 공공언어과로 다시 문의하라는 안내였다.

 

<트로트>라는 말처럼 관습적으로 오랫동안 써오던 표현을 새롭게 고치는 일은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다는 전갈이었다. 언어 사용이 개인의 주권과도 연결되어 있어서, 국가에서 일사분란하게 통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도 귀띔했다. 그래서 언어 사용자들이 합심하여 올바른 언어문화를 가꾸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일러주었다.

 

그렇다. 필자의 제언 요지가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제언을 한 것이다. 통제도 아니요 무리한 주창은 더군다나 아니다. <트로트>를 <아랑가>로 통칭 통념 통설 통용하자. 가장 오래된 우리 것, 가장 깊은 골에서 흘러온 우리 것이 가장 글로벌한 K-팝과 K-컬쳐로 빛나고 있음이 증표이다. 하루라도 빨리 <트로트>라는 용어·단어를 <아랑가>로 대체하자.

 

 

[유차영]

시인

수필가

문화예술교육사

한국유행가연구원 원장

유행가스토리텔러 제1호

글로벌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이메일 : 519444@hanmail.net

 

작성 2024.03.04 11:38 수정 2024.03.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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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