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유스 / 김수은 기자] 글로벌 화장품 편집 샵인 세포라(SEPHORA)가 다가오는 2024년 5월 6일 부로 한국에서의 철수를 결정했다. 세포라는 2019년 10월 한국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한국 화장품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였으나 약 5년 만에 한국 철수를 결정했다.
세포라 코리아가 영업을 종료하면서 세포라 코리아에 입점해 있던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어려움이 생길 예정이다. 따로 한국 매장이 없었으나 세포라 매장 및 온라인 몰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펜티 뷰티, 아나스타샤 베버리 힐즈와 세포라 자체 제품인 세포라 컬렉션 등 세포라 코리아가 철수한 이후부터는 국내에서 이러한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의 구매가 불가능 해진다.
이렇게 세포라 코리아에서만 독점으로 판매하고 있는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꽤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세포라가 한국 시장에서의 영업 종료를 맞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K뷰티’ 때문이다. ‘K팝’, ‘K드라마’ 등 한국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K뷰티’ 역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실 한류열풍 이전 국내에서의 메이크업은 서구권과 일본의 유행을 따라가는 추세였다. 서구권의 ‘스모키 메이크업’, 일본의 ‘이가리 메이크업’ 등의 메이크업 방식이 국내에서 유행했고, 소비자들은 그러한 유행에 따라 해외 브랜드 제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러한 국내의 화장품 소비 흐름을 보면 2019년 세포라의 한국 영업은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후 BTS, BLACK PINK 등 K팝의 인기로 K뷰티의 전성기가 함께 시작되면서 한국의 메이크업 방식이 유행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특히 K팝 여자 아이돌의 메이크업처럼 조화로운 색감의 생기 있는 메이크업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 화장품 브랜드 제품의 구매도가 매우 높아졌는데 그 이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그 이유는 서구권에서 유행하는 메이크업과 아시아권에서 유행하는 메이크업의 근본적인 차이에 있다.
서구권에서는 주 인종의 생김새에 따라 입체감 있는 이목구비를 강조하는 메이크업이 유행인데 이것이 국내에서도 유행하였었던 ‘스모키 메이크업’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에서는 아시아인들의 생김새에 따라 상대적으로 좀 더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메이크업이 유행이다. 이에, 각 나라의 화장품 브랜드들 역시 그러한 메이크업에 최적화된 제품들을 주로 출시하고 있다.
그렇기에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은 주로 진하고 또렷한 색감,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폭넓은 베이스 컬러의 선택지 등의 요소가 한국에서의 셀링 포인트였다. 그리고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황인종의 피부색에 잘 어우러지는 컬러, 자연스러운 색감의 립 제품 등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위한 제품들을 주로 출시했다. K뷰티가 유행하면서 이러한 K메이크업 방식에 가장 최적화된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엄청난 위력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CJ 계열의 국내 화장품 편집 샵으로, 현재 국내 화장품 시장의 최강자이다. K뷰티가 유행함에 따라 국내 브랜드의 제품의 구매도가 높아지고, 이러한 다양한 브랜드들을 한 곳에서 편리하게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편집 샵인 올리브영의 위세가 글로벌 화장품 편집 샵인 세포라마저 넘어버린 것이다. 세포라의 한국 철수 소식으로 인해, 올리브영이 국내 화장품 시장을 독점할 것인가에 소비자들과 화장품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