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말조심 입조심

김관식

성경 시편 52:4-5에서는 “간사(奸詐)한 혀여. 너는 남을 해(害)치는 모든 말을 좋아하도다. 그런즉 하나님이 영원(永遠)히 너를 멸(㓕) 하심이여. 너를 붙잡아 네 장막(帳幕)에서 뽑아내며, 살아 있는 땅에서 네 뿌리를 빼시리로다.”라고 남을 해치는 악인은 명하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인격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서로가 대화를 나눔으로써 상대방이 품고 있는 생각들을 알게 되고 진정성과 공감도에 따라 신뢰가 형성되고 친밀감이 생겨난다. 톨스토이는 『당신에게 인생을 묻습니다』를 통해 말조심의 중요성에 대해 “참된 말은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달콤한 말에는 진실이 없다. 

 

착한 사람은 말다툼을 피한다. 논쟁을 즐기는 사람은 이미 착한 사람이 아니다. 무슨 말을 할 때는 먼저 여러 번 생각하라. 당신이 지금 침착한 상태에 있고 착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고 있다면 무슨 말을 해도 별로 실수하는 법이 없다. 그러나 혹시 당신이 침착성을 잃고 감정이 들떠 있다면 말로 죄를 짓기 쉬우니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헛된 말을 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말은 그럴싸하게 하면서도 실천이 따르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로 악인일 가능성이 크다. 상대방을 꼬드겨서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사람은 말이 달콤하고 말이 많다. 자신이 떳떳하면 굳이 말이 없어도 그 진실성이 느낌으로 전달되지만, 자신이 남을 속이거나 자신이 하지 않는 행동이나 남의 공을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가로채려는 거짓된 사람은 말이 많아지는 법이다. 

 

오늘날 정치인들의 말은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빈말과 거짓말을 수시로 하기 때문에 공허하다. 그러나 자신이 일을 잘하는 것처럼 속이기 위해서는 빈말을 말이 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다. 그렇게 빈말을 하다 보면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도 모르게 된다.

 

지나치게 자기 말만 앞세우는 사람은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상대방을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는 독선적인 사람으로 환영받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말로 자신을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얕잡아 보여 제 맘대로 하려고 달려든다. 이런 사람들에게 플렛 데일의 『대화의 기술』에서 “남을 이용하고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은 물어뜯을 살을 찾아 돌아다니는 모기와 같다. 원래 모기는 한번 물었다가 아무 반응이 없으면 계속 무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처음 물렸을 때 재빨리 손바닥으로 내리치면 다시 찾아와 괴롭히지 못한다.

 

유감스럽게도 이 땅에는 남을 이용하고 괴롭히고, 상대방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우월감에 젖는 못된 인간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어떤 강력한 퇴치법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모기처럼 말이다. 그러니 이런 인간들이 자신을 이용하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될 일이다. 선택은 그들이 아닌 내가 하는 것이다. 스스로 만만한 먹잇감처럼 행동하면 모기 같은 인간들이 나를 표적 삼아 이용하려 들 것이다.”라고 단호하게 나를 표현하는 말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진정으로 상대를 위해서 하는 말은 상대가 듣기 싫어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나쁜 짓을 하고서도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 한다. 그 일례를 들면, 폭군 연산군이 신하의 충언이 듣기 싫어 신하들에게 신언패(愼言牌)을 목에 걸도록 하여 언로를 막아버렸던 역사적인 사건을 손꼽을 수 있다. 

 

말에 대한 격언은 참으로 많다. 예를 들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격언은 내가 듣기 싫은 말은 남에게도 똑같이 듣기 싫은 말이다. 남을 배려하는 말을 해야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도 좋은 말로 돌아오게 됨을 일깨우고 있고,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라고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의 전파력이 빠르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라는 속담은 말을 잘하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해낼 수 있다는 말의 힘에 대한 위력을 말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사과의 말로 화해하거나, 칭찬의 말로 기분을 좋게 하게 하고, 격려의 말로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으므로 어떤 문제나 고민에 직면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말로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화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라는 속담은 화살은 쏘고 나서 주울 수 있지만, 말은 하고 나면 수습하기 어려우므로 말조심을 하라는 말이다. 

 

말은 한번 하면 되돌릴 수 없으니, 말을 하기 전에 잘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될 수 있다는 뜻으로 말의 무게와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말조심을 강조한 또 하나의 우리나라 속담으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말이 있는데, 말소리는 퍼져나가므로 경솔하게 말을 하면 안 된다는 뜻으로 비밀이나 중요한 이야기를 함부로 털어놓으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그 내용이 퍼져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함을 일컫는다. 

 

특히 오늘날은 디지털 시대다. 따라서 소문이 더욱 빠르게 퍼질 수 있다. 말이 퍼져나가면 걷잡을 수 없으므로 항상 말을 을 할 때는 조심스러워야 하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여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해라.”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좋지 못한 상황일지라도 진실을 바로 말해야 한다는 뜻으로 입이 비뚤어져 다시 말해 본래 의도와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할 상황이더라도 정직하고 올바른 태도를 보여야 함을 강조함으로써 거짓말이나 변명을 하지 말고, 책임감을 느끼고, 양심에 따라 말하고 행동해야 함을 시사하는 속담이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은 영국의 비평가 토머스 카라일의 말이다, 그는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로 말을 많이 하면 실수가 생기기 쉬우므로 필요 없는 말을 하지 말고, 상황에 따라 입을 다물 것을 권하고 있는데. 비밀을 지켜야 할 때나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는 때, 또는 제 생각이 확실하지 않은 때 등에는 침묵하는 것이 현명함을 시사하는 말로 말의 목적과 효과를 잘 생각하고, 진실과 정의를 지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말에 대한 속담이나 명언들은 수없이 많은 것을 보면, 말 한마디로 인해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가 살아남은 사람들이 실제 많이 있었다. 세 치 혀끝을 조심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는 재앙을 불러올 수 있으니 입조심, 말조심하여 살아가는 것이 자신을 지키고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지혜일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4.04.29 10:24 수정 2024.04.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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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