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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온 필름
발등에 생채기 생겼다
별거 아닌 게 움직일 때마다
거슬리는 접점을 확장하는 불꽃
미혹을 버리지 못하고 눈길 주고
손 가는 하얀 운동화
이번엔 괜찮아, 최면 건 묶음의 변주가
이율 배반하는 상처
감지되는 언어 속에 미세한 철가루가 있다
오감보다 기민한 육감이 천진한 가슴 후벼파도
냉혹한 도록을 내민 냉철한
여유가 넘치는 홍수가 난 댓글이
잡은 조약돌 하나
줄 지나간 고양이가 긁은 선에
호수가 잠긴다
재활용 코너에 덩그러니 올려진 눈부신
운동화 한 켤레
금세 누군가 가져갔나 보이질 않는다
아, 발등에 꽃이 묻겠다
가렵다
붉은 잎이 발등에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없다, 발등엔 아무것도
들려온다
낄낄거리는 건방진 소리가
돌아섰다
복기하는 신발의 원형
발 꺼낸 비가 내린다
이내 폭포수로 쏟아지는 무리
호수는 본색 찾고
소금쟁이 한 마리 연잎 속으로 숨어든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코스미안상 수상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당선
환경문학대상
직지 콘텐츠 수상 등
시산맥 웹진 운영위원
한국수필가협회원
예술창작지원금 수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