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국 보훈의 달에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음력 5월 7일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거제도 옥포에서 최초로 승리한 날이다. 1592년 임진년 당시의 양력으로 환산하면 이날은 6월 16일이 된다. 지금과 비슷한 절기에 옥포해전이 있었다. 전라좌수영에서 음력 5월 4일 출발한 전라좌수영군은 소비포(경남 고성군 하일면 동화리)에서 1박 한 후 당포(경남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에서 원균의 경상우수군과 합세하여 연합함대를 편성했다.  

 

조선수군 연합함대는 5월 6일 거제도 남단의 송미포로 진출하여 가덕도 부근에 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다음 날인 5월 7일 아침 일찍 거제도 동쪽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가 옥포에서 적을 발견하고는  준투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이때 이순신 장군은 "경거망동하지 말고 태산같이 무게 있게 행동하라(勿令妄動 靜重如山)"고 장졸들에게 명령했다.

 

정오 경에 옥포만에서 전투가 시작되었다. 조선수군은 평소 훈련했던 대로 포격전인 당파전술(撞破戰術)과 불화살을 사용하는 분멸작전(焚滅作戰)을 구사했다. 이날 전투에서 토도 다카도라가 이끄는 적선 26척이 격침되고 3,000명 이상의 왜군이 수장되었다. 반면 조선수군은 전사자가 1명도 없었으며 경상자 1명이 나왔을 뿐인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인 채 경상도 해역으로 진출한 이순신 휘하의 병사들은 옥포에서 첫 승리를 거둔 후 자신감을 갖고 사기가 하늘을 찔러 이후 연전연승할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보고한 옥포파왜병장(玉浦破倭兵狀)에는 이날의 승리 요인을 "모두 한마음으로 분발하여 죽을힘을 다해 싸웠습니다(一心憤發 咸盡死)"라고 기록되어 있다.

 

호국 보훈의 달인 6월에 우리는 이순신 장군이 옥포해전에서 남긴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위기 앞에서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이순신 장군과 같은 큰 영웅은 없고 골목대장 격도 안되는 소영웅주의자들이 날뛰고 있다. 가볍기가 그지없고 거짓말도 예사로 하는 이들의 언행을 살펴보면 태산같이 무거운 것은 눈을 닦고 봐도 없다.

 

모두 하나가 되어 죽을힘을 다해도 오늘의 난국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은데, 정치인들은 권력욕과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분열과 편가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남북으로 쪼개진 나라가 동서화합도 요원한 것이 현실이다. 좌우 진영 싸움은 1945년 해방 직후와 비슷하다. 노소 간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고 남녀도 서로 헐뜯고 싸운다.

 

호국 보훈의 달인 6월 한 달 만이라도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처럼 살 수는 없을까. 옥포해전 당시 어선인 포작선을 타고 물과 땔나무를 싣고 이순신 장군을 따라나선 해상의병과, 6.25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에서 포탄과 부상병을 지게에 짊어지고 고지를 오르내렸던 무명의 지게부대원들이 오늘의 분열상을 보면 뭐라고 할지 부끄럽다. 

 

편가르기를 일삼는 정치인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금은 전 국민이 이순신 정신으로 일심 분발해야 할 시점이다.

 

작성 2024.06.13 11:01 수정 2024.06.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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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