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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찾아 구만리 (93)
고독한 세상을 동정하여
울타리 밖으로 걸어 나갔더니
진리열차는 이미 출발해 버렸네
다른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견뎌야 할 위험을 피해 방관자로
수십 년 넘게 살고 또 살았더니
세상을 동정하는 것도 무지임을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을 보며 알았네
나는 결핍을 먹고 사는 방랑자
진리야, 정해진 대로 너의 길을 가라
즐거운 마음으로 내 곁을 돌고 돌아
멀리 아주 멀리 떠나가도 좋다네
진리는 보는 자의 진실을 말하지 않지만
고독은 깨달은 자의 운명이라네
오늘도 나는 진리열차를 기다리며
살아서 꿈틀거리는 고독을 껴안고
이 밤이 새도록 한바탕 뒹굴고 있다네
“그대여, 진리 없는 진리가 진리라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