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말은 사전적으로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를 말한다. 사람들은 행복을 바란다. 행복하기 위해 학교에 다니고 취미생활을 하고 직업을 갖는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종교 생활을 한다. 사람마다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다를 뿐 모두 행복한 생활을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행복하기 위해 물질을 얻으려고 노력하지만, 많은 재산을 가졌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남의 것을 빼앗거나 법을 어겨가며 부당한 방법으로 재산을 많이 모았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높은 자리에 올라서 천하를 호령한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재물이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보이고, 배우지 못한 사람은 많이 배운 사람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결핍한 것을 채우는 것으로 그러나 많은 재산을 가진 사람이 행복할 것으로 생각한다.
애덤 스미스는 그의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행복이 부와 높은 지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음의 평정에 달렸다고 보았다. 그는 부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고, 빚지지 않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람들이 부를 추구하는 것은 물질에 대한 소유욕을 채우려는 동기보다는 부를 통해 타인에게 호의, 승인, 관찰, 주목 등 공감을 받고 싶어서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에게는 쉽게 공감하는 것과는 달리, 가난하면 멸시받거나 무시당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와 높은 지위를 얻기 위해 경쟁하며, 빈곤과 낮은 지위에서 벗어나려고 애쓴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공생주의를 주장한다. 자연계의 생물들도 공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생의 유형은 상호주의, 공생주의, 기생 등이다. 스미스는 공생주의의 원형을 가정으로 보았다. 가정은 최소 단위의 공동체이며, 개인과 사회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개인은 가정에서 가족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연체의식을 기를 수 있으며, 가족관계를 통해 순수한 사랑을 체휼함으로써 원만한 인격을 갖출 수 있다고 보았다.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 부부의 사랑, 자녀의 사랑, 형제의 사랑을 충분히 체휼한 개인은 사회의 일원이 되어서도 자신과 타인 사이에 균형을 이룰 수 있으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보았다.
행복에 관한 주장은 그리스 시대 때부터 오늘날까지 수많은 철학자의 주장이 있었다. 그렇지만 명확하게 개념을 정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라나 민족에 따라 또는 사람에 따라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행복하기 위해 물질을 추구하고 직위와 명예를 탐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인간은 결핍 또는 과잉 상태에 돌입했을 때, 정상상태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런 움직임의 원인이 되는 욕구(동기부여)를 5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욕구가 결핍되었을 때 사람은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고, 행복하기 위해 결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여 달성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되므로 그의 5단계를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욕구의 1단계는 생리적 욕구이다. 사람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 기본적인 의식주와 같은 생존에 필수적인 것을 원하는 마음이다. 생존을 위한 생리적인 욕구가 달성되어야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둘째. 욕구의 2단계는 안전 욕구이다. 생명의 안전과 보안에 대한 욕구로, 가정, 일자리, 건강 등이다. 물리적 안전뿐 아니라, 건강이나 경제적, 심리적 측면의 안전을 느끼는 때 행복해질 수 있다.
셋째, 욕구의 3단계는 사회적 욕구다. 이 단계에서는 사회적 관계 형성을 원하는 욕구를 의미한다. 친구, 가족, 사회 집단과의 소통과 상호 작용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인간관계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넷째, 욕구의 4단계는 자아 존중 욕구다. 자아 존중과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을 통해
자신을 가치 있게 느끼고 싶어 하는 마음이다. 성취감, 자신감, 사회적 지위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욕구이다.
다섯째, 욕구의 5단계는 자아실현 욕구다. 인간이 추구하는 최종 단계로 개인이 자기 자신을 실현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창의성, 문제 해결, 자기 계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매슬로우는 욕구 5단계가 차례대로 진행된다기보다는 사람의 성격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지만, 이러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가게 된다.
어렸을 때 가난한 생활을 했던 사람은 오직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는 데 집중하고 결핍한 욕구에 대한 맹목적인 반응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물을 모으는 것에 모든 욕구를 집중시킨 나머지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받기도 한다.
20세기에 이르러 개발도상국들은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철저하게 배금주의 사상에 뿌리박혀 전통적인 가치가 무너지고 행복에 대한 가치마저 천박해지고 있다. 경제적인 부를 갖추게 되자 내면의 결핍된 사회적 욕구나, 자아 존중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하려는 천민자본주의 행동을 보이고 있어 문제이다. 정당한 방법으로 경제적인 부를 추구해야 마땅하나 어린 시절 가난했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재물로 모든 가치를 환산하여 교환하려는 물신주의에 오염되어 정신적인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화폐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정신적인 가치마저도 무시하고 화폐가치로 환산하려는 물신주의 사고는 부정부패와 같은 사회악이 되어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폐습이 문화 재생산되지 않도록 고리를 끊는 의식개혁으로 미래세대에게 부끄럽지 않는 문화전통을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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